[사설] 인천시의회, 임기말 의정 이래선 안된다

안타깝지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본란은 이미 인천시의원들이 64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건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님을 지적하고 우려한바 있다.

임기 중 현직에 충실해야할 시의원들이 개인의 정치적 야심 때문에 우르르 사퇴하는 건 안정적인 의정을 해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퇴 안한 의원들 역시 재출마를 위해 이미 마음이 표밭에 가 있기 때문에 시의회가 제대로 운영될 건지도 염려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우려들은 틀리지 않고 들어맞았다. 기우가 아니었다. 지난 11일 열린 214회 2차 본회의부터 삐걱거렸다. 이날 오전 10시 개회 예정이던 본회의는 성원 미달로 지연되다 30여분 지나서야 33명 중 23명이 출석, 개회됐다. 하지만 본회의가 개회되자마자 하나둘씩 빠져나가 본회의장엔 13명만 남았다.

이날 이상철 제2부의장과 김영태 교육위원장 등 5명은 결석했다. 이성만 의장은 출석했지만 잠시 후 자리를 떴다. 본회의가 한창인 오전 11시 시청기자회견실에서 있을 자신의 ‘부평구청장 불출마선언’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의장은 “구청장 출마로 사퇴하는 의원들 때문에 의정 공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원만한 의회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의 말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이 의장직분을 망각한 채 의정책임의 본분을 팽개치고 구청장에 출마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상철 제2부의장의 결석 변명 역시 가관이다. 이 제2부의장은 “중요한 행사 때문에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니 시의원이 본회의 참석과 의안처리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다는 건지 의아스럽다. 상황이 이러니 의회운영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날 인천시청에 대한 시정 질의도 건성건성 끝냈다. 12일 예정된 시정 질의는 신청건수가 평소보다 절반밖에 안 돼 생략하고 휴회하기로 했다. 휴회 이유가 한심하다. 상임위 활동도 기대 난망이다. 건설교통위는 7명 중 3명이나 사퇴, 반신불수 상태다.

시의원은 지방자치를 위해 시민이 뽑은 지역대표이자 심부름꾼이다. 시민들이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봉사와 희생정신이다. 그리고 민주정치에 대한 신념과 시대적 책무에 대한 자각이다. 그럼에도 인천시의회는 시민들의 이런 기대를 저버렸다.

멀리 예를 들 것도 없이 시의원들의 구청장 출마를 위한 사퇴와 214회 본회의 행태만 봐도 그렇다. 이제 중요한 215회 임시회(4월18일~5월20일)가 마지막 남았다. 반성하는 뜻에서라도 시의원들은 임기 말 임시회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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