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공기주입 놀이시설 사고 엄벌하라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지난 1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설치된 공기주입 미끄럼틀(에어바운스)이 무너져 초등학생(9)이 숨진 참변은 우리 사회의 안전대비 역량이 아직도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낸 사고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번 사고는 폭 6m 높이 3m의 에어바운스 정상에 설치된 대기 공간에 5명 정도만 올라가야 적당하지만 10여명이 올라가 순서를 기다리다 어린이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미끄럼틀이 무너졌다. 참변을 당한 어린이는 함께 넘어진 10여명의 어린이에 깔려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 받았으나 숨졌다. 놀이기구가 설치된 송도컨벤시아는 인천도시공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H사가 전시장 8천㎡를 빌려 운영 중이다.

사고가 난 공간엔 24개의 다양한 이동식 공기주입 놀이기구가 있으나 안전 상태 등은 0점 이하다. 우선 H사는 지난달 관할 기관인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개장했다. 유원시설업의 경우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의 놀이기구 안전성 검사 결과를 첨부해 영업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H사는 허가 없이 무단 개장했다. 사망사고를 낸 무허가 영업회사의 형사책임은 물론 사후 점검을 소홀히 한 허가 관청의 행정책임도 물어야 한다.

송도컨벤시아를 운영하는 인천도시공사도 무허가 업체에서 임대료만 챙기고 안전관리는 모른 척 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번 사고가 나기 전에도 1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았다. 도시공사는 H사가 사고 뒤처리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강변했지만 궁색하고 무책임하다. 공기업으로서 H사에 컨벤시아를 대여할 땐 최소한 놀이시설의 영업허가 취득 여부를 확인했어야 했다.

공기를 주입해 만든 놀이시설은 설치·철거가 비교적 쉽고 폭신폭신해 안전해 보이지만 안전관리규정조차 없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정 설치 놀이시설은 생산단계는 물론 설치 후에도 안전검사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동식 공기주입 놀이시설은 행정기관의 안전규제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안전관리규정이 없으니 고정장치 여부·사용연한·입장인원이나 안전요원 확보 등을 지도 통제할 수 없다. 안전관리에 큰 구멍이 뚫려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 현장에도 공기주입 놀이시설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바닥이나 기둥에 끈으로 고정시킨 것은 없었다. 안전요원도 1명이 2~3개의 놀이시설을 맡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 놀이시설은 오락에 우선하여 안전성이 중요하다. 관계당국은 이번 사고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할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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