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이 미국은 (인구가 유지되는) 2명을 이미 넘었고 프랑스는 2020년 내외, 영국 역시 2045년을 전후해 두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2000년대 초반 우리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았던 독일마저 우리를 추월했으나 우리는 2050년에도 1.8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는 일과 업무에 지쳐, 혹은 경제적 여유 없어서, 또 여성은 과거와는 달리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분위기로 결혼을 꺼리는 소위 초식남, 육식녀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결혼을 해도 육아 부담으로 아이를 가지는 것을 미루는 부부가 많다. 결혼을 미루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많이 낳지 않으면서 또한 의료기술의 발달 및 경제발전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고 2026년에는 20%가 넘어 초고령사회가 예상된다.
15세 이상 64세까지의 생산 가능 인구는 2016년 3천6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생산 가능 인구 대비 노년인구 비율은 2040년에는 40%에 근접하리라 예측된다. 25세부터 49세까지의 핵심생산 가능인구는 이미 2007년 2천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노동력 부족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노동력부족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준고령자 등 기존 유휴인력의 활용을 효율화하거나 보다 극단적으로는 이민 등을 통해 외국의 젊은 노동력을 들여오는 것이다.
이민을 통해 외국의 젊은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은 이민에 따른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좁은 국토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우리 사회의 인식으로 쉽사리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청년, 여성, 준고령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문제는 노동시장 개혁과 깊은 연관이 있다. 중소기업체들은 사람을 못 구해 외국인력을 더 들여 와야 한다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하고 있으나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은 외면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고자 취업 재수, 삼수, 사수를 하면서 대학을 5, 6년씩 다니고 있다. 학벌 중심사회에서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은 했지만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학벌이 아니라 직무나 역량에 의해 인적자원을 평가하는 노동시장이 구축돼야 한다.
여성은 육아 부담 등으로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일정 기간 경과 후 노동시장에 복귀하려 해도 상당 부분 허드렛일을 제외하면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성화해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강제화하는 법이 통과됐지만, 생산성과 비교하면 과도한 급여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연공급체계 덕분에 기업들은 중 고령근로자를 정년 전에 내보려고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시행할 것이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준고령자들이 좀 더 오래 일하는 상황으로 가겠지만, 연공급이 직무급이나 직능급으로 바꾸어야 더 많은 중 고령근로자들이 좀 더 오랜 기간 괜찮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은 고령사회에 따른 생산 가능 인구 감소에 대비한 노동력공급 로드맵을 이미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노동시장 개혁 등 필요한 조치를 포함하는 로드맵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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