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2014년, 안녕한 인천을 기원하며

지난해 연말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서 시작돼 안녕한가를 묻는 많은 이야기가 오르내렸다. 일상적 인사인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을 대놓고 물으니 우리가 안녕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생각해보니 사방 안녕하지 못한 일들로 뒤숭숭한 가운데 그 말은 이슈가 됐다.

‘안녕’이란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뜻한다. 영어표기로는 ‘peace’, ‘stability’, ‘well’로 돼 있으니 평화롭게 안정돼 있고 잘 지내는 일이 안녕한 것이다. 그런데 그 안녕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어지러웠던 지난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문제만이 아닌 세기의 문제이긴 하지만, 어느 세대도 예외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소년은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로 고통스럽고, 젊은이는 일자리에 목마르고, 중년층은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이 가족의 안정을 압박하고, 장년층은 빈 껍질로 남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위험을 겪고 있다.

또 어떤 사안에서든지 양극화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어 세대 간 문화차이는 세대 차이를 극대화시켜 갈등을 부축이고, 좌우를 가르는 이념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양끝에 서 있어 내 생각과 다름을 온통 틀렸다고 비난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이런 현상은 가족 안으로 들어와 부모와 자식 간에도 자신의 계층을 대변하며 모든 사람을 투사로 만들어 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갑오(甲午)년, 행운을 상징하는 청마(靑馬)해가 시작됐다. 넓은 들판을 질주하는 힘찬 말의 기상으로 우린 다시 새 희망을 갖고 당당한 질주를 꿈꿔본다. 많은 갈등 요인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안정과 평화를 압박하지만 슬기롭게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통합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올해 인천은 많은 큰 일들을 치러야 한다. 올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또 9월에 인천의 위상을 정립하는 기회가 될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인천아시안게임, 10월에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시민이 방관자가 되는 선거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고, 단지 구경꾼이 되는 아시안게임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시민이 주체가 되고 추진동력으로 사용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은 무사안녕하게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인천이 될 것이고 그곳에 거주하는 시민이 책임과 권리를 동시에 갖고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2014년 시정 운영 사자성어로 ‘동주공제(同舟共濟):함께 강을 건넌다’ 를 선정하고 중점 사항으로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세대간, 소득계층간, 사회적 계층간 갈등의 요인이 되는 일자리의 문제와 복지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은 아무리 힘을 기울여도 지나치지 않은 문제가 됐다. 그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의 고통도 절박하기 때문이고 공동체의 번영은 그 어려움을 손잡고 건널 때 가능해질 것이므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인천의 도시 인프라는 대한민국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그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한 솔직한 검토와 평가, 머리를 맞대는 논의는 발전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일들을 앞에 두고 있는 인천시가 무조건 무지개빛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청마(靑馬)의 기상으로 시민과 함께 달려 2014년 성취와 보람의 튼실한 열매를 시민과 함께 거두는 안녕한 인천이 되길 기대한다.

 

김자영 인천시 부평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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