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올해 사상 유례없는 3천여 억원의 감액 추경에 이어 내년도에도 초긴축 예산을 편성했다. 이로 인해 경기도의 체육 3단체인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생활체육회, 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의 새해 예산이 올해 대비 평균 40% 정도 감액 편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체육회는 도비 지원이 올해 일반회계(141억원)와 도의 위수탁 관리사업인 특별회계(66억원)를 합해 총 207억원이었던 것이 내년도에는 일반회계 115억원, 특별회계 51억원 등 166억원으로 약 41억원이 감액됐다.
또 경기도생활체육회는 올해 53억원에서 내년 37억원으로 감소했고,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올해 35억여원이던 도비보조가 내년도에는 25억9천만원으로 10억원 가까이 줄었다. 평균적으로 경기도 체육 3단체에 대한 도비 지원이 66억여원(20%) 정도 줄어든 셈이다. 당초 올해 대비 60%의 예산 지원을 삭감하겠다는 도의 방침이 후퇴했지만, 이들 3개 단체는 내년도 예산 운용에 한숨을 짓고 있다.
체육 3단체의 예산 비율 중 가장 많은 부분은 사업비이고, 다음이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가 주를 이룬다. 사업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동ㆍ하계 전국체전(전국소년체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동ㆍ하계 전국장애인체전) 관련 비용이며, 경기도체육대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경기도장애인체전과 같은 도내 종합대회와 종목별 대회 지원이다.
복지비의 급격한 증가와 세수 부족 등으로 인한 경기도의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몇년 이내에 이같은 도의 재정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체육단체들도 이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시점에 와있다. 이에 지난달 6일 전국 시ㆍ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는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체육의 활성화와 스포츠 선진화를 위한 체육 3단체의 대통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악화에 따른 체육단체에 대한 지원 감소, 기업들의 명분없는 체육 기부금 외면 등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지방체육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경기도 체육단체들도 이제는 더이상 경기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엘리트 체육의 경우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는데 역점을 맞춰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의 지방체육 육성에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팀 창단을 유도하고 이 것이 어렵다면, 우수선수 후견인 제도와 각종 체육행사 개최시 스폰서십을 통해 지역 체육발전을 꾀해야 한다. 더불어 지방체육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나 기업인들에게는 지방세 감면 등 사회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또한 출범 25년이 되도록 관 주도 형태가 이어지고 있는 생활체육도 지방정부는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활체육회는 각종 대회 개최를 지양하는 대신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ㆍ보급과 지도자 지원 등의 선진국형 생활체육으로의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
체육 3단체 가운데 가장 늦게 출범한 장애인체육회도 엘리트선수 육성 중심의 운영 방향에서 벗어나 많은 재가 장애인들을 체육 공간으로 이끌어내 생활체육을 통해 자질있는 장애인 선수를 발굴ㆍ육성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애인체육은 체육인들의 재능기부와 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기부문화로 발전시키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재정 위기에 직면한 체육단체들과 예산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는 현 상황만 한탄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 전환과 생존 방안을 찾아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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