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내용 중에는 아시아지역 도서 나누기, 북한 어린이에게 책 보내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천의 ‘책의 수도’ 선정에는 시민의 독서 장려 운동과 독서문화 활성화를 통한 문화도시 창조를 내세운 ‘책 읽는 도시 인천’ 만들기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작은 도서관 만들기, 북콘서트, 배다리 고서점 살리기 운동, 도서기증과 책 추천 릴레이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책 읽는 도시 인천’ 앱(application)도 만들어져 전자책 대출과 오디오북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많은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단지 책을 읽어서 많은 지식을 확보하는 일, 아니면 출판 산업과 독서관련 행사를 통해 선진문화도시를 만드는 일, 그리고 그러한 사업들이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 그러한 가시적 성과만 중요한 것일까. 분명 그것만이 책의 수도 선정의 깊은 뜻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자기를 돌아보고,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이나 대상과 조우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이 독서를 통해서 함양될 것이다.
작은 관심에서 출발하는 창의적인 사고도 독서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기에 ‘책 읽는 도시 인천’은 독서로 가능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망라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한 많은 기대 중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인 성찰이 개개인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인문학적인 성찰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채워가며 타인에 대한 배려를 담은 관심과 존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개인의 삶이 지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것이어서 삶의 과정 자체가 가치롭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 또 나의 삶이 소중하듯 다른 사람의 삶의 가치도 진심으로 인정하며 그러한 가치인정에서 나오는 공동체의식을 갖게 되는 일, 내 안의 평화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이루어 가는 일, 그것이 바로 선진 시민의식일 것이고 나와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문화를 융성하게 하는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이 될 것이다.
2015년 책의 수도인 인천은 2015년이 지나면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책 읽는 도시 인천에 사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요로워져 있을까.
왜곡된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가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그러한 풍요 속 물질만능의 폐해로부터 자유로운 시민,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적극적인 받아들임으로 긍정사회를 만들어 가는 시민, 책을 통한 지식이 지성으로 승화되어 모두의 삶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시민, 그리고 상대적 빈곤이 삶을 피폐케 하지 않도록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인천, 다양한 관심과 그 관심의 발전이 가능한 인천, 시민과의 약속이 이행되고 신뢰를 쌓아가는 인천, 단지 정책이나 제도로써만이 아니라 인간존중과 인간애에 기초하여 이웃을 돌보고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인천.
이것이 책 읽는 공무원, 책 읽는 시민이 살아가는 인천의 모습이 되길 기대한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으로 한해가 저물고 있다. 한겨울 추위를 조금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일을 만나고 싶다.
책 읽는 시민이 만들어 가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어두운 경제전망의 회색도시에 희망을 덧칠해 발전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즐거운 도전이 책 읽는 도시 인천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자영 인천 부평구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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