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러한 외적인 준비보다 정작 서로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나누고 행복한 혼인생활을 위하여 희생하고 배려해야 하는 정신적 준비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외적으로 필요한 혼수 장만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자칫 혼수준비로 문제가 생기면 결혼생활 내내 고부갈등으로 이어지며 친정과의 서운함으로 힘든 결혼생활이 되기도 하기에 결혼준비란 대부분이 외적인 혼수준비라고 할 수 있다. 지방마다 준비하는 혼수품들이 다르지만 무엇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정성과 사랑으로 지나침이 없는 절제력이 있는 혼수 준비여야 한다.
혼전임신, 소중한 생명 혼수품으로 격하
그런데 요즘 결혼하는 연예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한 가지 더 다른 혼수품목을 준비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결혼 전 임신이다.
속칭 사회에서는 ‘속도위반’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근래에 많은 연예인들이 결혼 전에 임신한 사실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드러내면서 윤리적인 죄의식은 사라지고, 마치 큰일을 성취한 것인 양 떠들면서 세상에 오는 소중한 생명을 혼수품의 한 종류로 격하시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아무리 부끄러움을 모르는 요즘 세태(世態)들이라고 하지만, 공인(公人)이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에 반성은커녕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혼수품’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의 작태(作態)에 회초리를 들고 싶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 전의 임신은 신부를 얼마나 불안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결혼이 결정되기까지 그 생명은 마치 어머니의 태중에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되며, 이것은 아이의 미래에 결코 바람직한 영향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가야 하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신 기본임무는 생명에 봉사하는 것, 곧 출산을 통해 하느님의 모상을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책임 없는 순간적인 욕구로 그 의미가 상실 된다면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상실하는 것이다. 책임 없는 성행위가 무분별하게 드러나는 이기주의적 현실에서 정작 우리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올바른 성적인 가치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부행위가 참으로 상호 존중과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정당하고 품위 있는 행위이다. 그러나 상호간의 일치와 준비도 없이 무책임하게 저질러진 행동으로 생명이 위협받고 위태로워진다면 단순히 생명뿐만이 아니라 그 가정의 미래에 대하여 불투명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부의 사랑은 단순히 부부행위를 통해 생겨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 사랑을 바탕으로 부부행위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하여 부부 사랑이 점차 성숙되고 생명을 통해 완성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는, 상호존중과 책임감 없이 성적 탐닉 속에 이루어지는 성관계는 자칫 인간을 성적도구로만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올바른 성적 가치관 무언지 생각
책임이 없는 쾌락적이고 순간적 욕망만으로 생명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현실에서 연예인들은 공인으로서 더욱 책임 있는 행동으로 젊은이들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마치 시샘하듯 혼수품(혼전임신)을 준비하는 연예인들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윤리의식을 상실하고 생명을 경시하며, 성적 유희(遊戱)만으로 창조질서를 어지럽히는 무책임한 행동과 방종(放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을 살까 몹시 저어하는 바이다.
송영오 신부ㆍ천주교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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