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이 절정이다. 이맘때면 몸이 근질근질 해진 나는 아름다운 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드는 높은 하늘과 울긋불긋 수놓은 한 폭의 그림 같은 가을 산이 등산객들로 하여금 저절로 발걸음을 옮기게 해주지만 그만큼 가을 산은 사고를 많이 부르기도 한다.
산에 오르다 보면 간혹 술을 드신 분을 보게 되는데 붉으락 푸르락 아름다운 경치에 술 한 잔 생각나는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음주상태로 산행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크고 작은 산악안전사고가 436건 발생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음주상태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이러한 산악사고가 비단 음주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1년 중 10월에 산악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며 그 중에서도 실족에 의한 골절환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실족 사고를 유발하는 주범은 다름 아닌 낙엽과 이끼이다. 낙엽과 이끼가 얹혀있는 바위는 마찰력을 감소시켜 잘 미끄러지게 하기 때문에 실족 사고를 방지하려면 산에서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산행이 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며칠 전 출동에서는 40대의 한 남성분이 다리에 심한 경련을 호소했다. 이러한 신고는 비단 이 분 만이 아니라 꽤 자주 발생하는데 자신의 체력을 잘 모르거나 과신해 무리한 산행을 계획했다가 도중에 탈진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산행에 앞서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코스나 난이도 등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을 산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지만 많은 사고를 야기하기도 한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산행에 앞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강덕원 양주소방서 소방행정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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