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앞장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정의로움과 함께 더불어 사는 가치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할 교육감이 측근 인사비리 및 뇌물수수 등 교육비리에 연루돼 교육감 집무실과 관사 압수수색을 당하고 올 초부터 6개월 간이나 수십명의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검찰수사를 받는 동안 인천교육은 그야말로 초토화 됐다. 마침내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교육감과 전 행정관리국장이 기소됐다.
필자는 지금까지 두 차례의 공판과정을 지켜보면서 ‘인천교육이 어쩌다 이지경이 됐나’ 깊은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교육감이 전 행정관리국장과 피의자 신분으로 나란히 재판정에 서서 재판을 받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미는 인천교육 역사상 초유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이번에 교육감의 인사비리, 교육비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인천시교육청 공무원만 수십명에 이르며, 이들 중 16명은 교육감 또는 전 행정관리국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7명은 교육감 및 전 행정관리국장의 지시에 의해 측근승진 인사비리를 실행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결국 인천 청렴도 전국 꼴찌의 원인이 교육감으로부터 기인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검찰의 교육감 인사비리 및 뇌물수수 수사가 종결됐지만 인천교육은 계속 혼란에 빠져 있다. 검찰은 감사원이 밝힌 인사비리자만 공개하고 교육감 및 전 행정관리국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공무원 16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은 물론 행정징계를 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통보해 주지 않아 인천교육계는 계속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교육감의 혐의 입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해서 내린 결론으로는 보이지만 수사 종결 후 뇌물공여자 명단 및 비위내용을 통보해주지 않아 자체징계가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공판 과정에서 대다수 뇌물공여 간부공무원의 이름이 자연스레 드러남으로써 본인들은 좌불안석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인천교육행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나 교육감은 시의회 시정질문 자리에서 교육감의 인사비리 및 교육비리에 대한 수차례의 질문에 대해 모두 ‘자신과 무관하거나. 사실무근’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심려를 끼쳐 인천시민 앞에 죄송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지금의 이러한 인천교육현실을 42만 인천의 학생들과 3만 교직원, 그리고 290만 인천시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찌 인천교육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그저 죄송하다란 말 한마디로 대충 넘어가려 하는 것인가. 교육감과 그 측근들로 인해 불이익 받고 상처받은 수 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수 있는가. 또, 교육비리로 얼룩진 인천교육을 바라보며 무너진 인천시민의 자존감과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은 또 누가 어떻게 회복해 줄 수 있을까.
필자는 그동안 나 교육감이 자신과 관련된 교육비리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은 커녕 무조건 ‘모르쇠’로 버티며 자신만을 돌아보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언행을 지켜보며, 또 재판이 진행 중인 매우 민감한 시기에도 공직기강해이의 발원지인 교육청이 자중하기는 커녕 성실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든 교직원에게 검찰 수사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는 어이없는 ‘입단속 공문’을 시행하는 걸 보며, 교육감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인천교육은 계속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하게 된다.
법적 공방에 따른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드러나겠지만 얼마나 더 긴 고통의 시간들을 인천의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감내하고 희생해야 할 것인가. 나 교육감이 3선 교육감으로서 인천교육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인천교육을 위한 마지막 결단을 해야 한다.
노현경 인천광역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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