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 땅속으로 새는 수돗물 줄여라

참으로 아깝다. 인천시의 수돗물이 지난 한 해 동안 2천734만5천여톤이 누수 돼 물 값 185억1천639만원이 땅속에서 없어졌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인천시의 지난해 상수도 누수율은 7.8%, 누수량은 2천734만5천여톤에 달한다. 정수 생산원가 톤당 677.14원을 감안하면 연간 185억1천여만원이 땅속으로 샌 것이다.

인천시 누수율은 전국 지자체 평균 누수율 10.4%보다 낮은 편이지만 경기도(6.9%)보다 높고, 서울시(3.1%)보다는 배나 높다. 많은 돈과 정성을 들여 1년 간 생산 공급한 수돗물 중 2천734만5천여톤이 정수장에서 가정에 도달하기도 전에 땅속에서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엄청난 자원이 상수도관의 노후화로 인한 파손·부식 때문이라니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인 셈이다.

지난해 누수사건 6천336건 중 4천921건이 상수도관의 노후화로 밝혀졌다. 상수도사업본부는 그나마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 올해 173억원을 들여 노후관로 47.7㎞를 교체하는 등 매년 200억원을 낡은 상수도관 교체 사업에 투입하고 있는데도 이 지경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교체해도 또 바꿔야할 상수도관이 생기니 교체사업이 끝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교체해야할 상수도관이 22㎞에 달하고 있어 이로 인해 아까운 물을 쓰기도 전에 눈 뜨고 버리고 있는 것이다. 낡은 상수도관 교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물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은 벌써 옛 얘기가 된지 오래다. 물이 돈보다 귀한 시대가 닥친다는 경고가 나온 지도 오래 됐다. 이미 인류가 물을 돈 쓰듯 아껴야 할 물 부족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경고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0년대에 유엔으로부터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50년엔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한다는 우려스런 분석이 나와 있다. 수돗물을 허투루 버릴 때가 아니다.

물은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다. 그런데다 수요에 따라 언제나 마음대로 확보할 수 있는 자원도 아니다. 때문에 이를 경제자원으로 개발하고 절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더욱이 많은 돈을 들여 정화한 수돗물은 한 방울이라도 기름처럼 아껴 써야할 상황이다. 이런데도 이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니 문제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누수율을 1%p 줄이면 연간 22억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누수율을 줄이지 못해 물 값이 시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당국에 대한 불신과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수돗물이 엉뚱하게 허비되는 일이 없도록 당국은 보다 철저한 물 관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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