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국민행복을 중요한 정치이념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최선의 정책을 펼쳐도 행복지수는 개인의 감정 작용과 맞물려 있어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국가정책에 감사하며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 많은 물질이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마음으로 누리는지가 중요하다. 벤-샤하르교수는 행복=즐거움+‘삶의 의미’라는 공식을 세우고 있다. 풀이하면 긍정적 현재와 이를 토대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움직이는 감정이 보편적 행복 상태라 볼 수 있다.
현 정부가 펼치려는 행복주택은 지금까지 해오는 국민임대주택과는 달리 행복한 임대주택이 되도록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젊은 세대와 사회적 약자를 혼합해 단지에 활력을 주는 거주자 연령층 혼합계획이 종전과는 다른 개념이다. 또한 문화 및 상업시설, 복지시설을 함께 계획해 기존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윈윈 전략을 세우고 있는 점도 바람직한 기획이다.
앞으로 세부계획의 중요한 점은 기왕 행복주택이니 수치적 분석은 기본이고 감성디자인이 가미 되어야 할 것이다. 행복주택에서 사는 거주자로 자부심을 가지고, 마련해 준 국가에 감사하고, 행복한 시민임을 느낄 수 있어야 성공한다. 현재 행복해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사람들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움직인다. 이번 정부의 국민임대주택은 물리적인 집만 제공하는 임대주택이 아니라 행복의 감정을 줄 수 있는 단지가 되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생각해본다.
편리하고 안전한 집은 기본이다. 그 다음은 감정을 움직이는 주거공간디자인이 담겨야 한다. 주거 내에서의 행복감정에 대한 문화 분석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형태가 조성되어야한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느끼는 행복은 첫 번째가 공간의 소유이다. 소유가 아닌 집에서 소유의 집처럼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우러날 수 있도록 섬세한 건축설계가 필요하다.
공간을 소유할 때는 사람들은 그 공간에 자기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표현하고 자신을 확인한다. 머무는 기간 동안 나를 확인하고, 미래의 나를 계획하는 터전으로 집이라는 장소적 애착심이 들 수 있는 공간이라야 행복한 집이 될 수 있다. 살기위한 기계처럼 기능만 있는 공동주택은 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자주권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같은 가격이라도 맘에 드는 디자인, 좋아하는 색상의 옷을 자신이 골랐을 때 사람들은 즐겁게 입는다. 임대주거도 마찬가지이다. 자기와 맞는 형태의 집, 마음에 드는 디자인 등 임대료는 동일해도 집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으면 그 안에서 살 동안 즐거움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20년 전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해안에 다양한 디자인의 공공임대주택을 선보였다.
한 지역에 다양한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이 들어서고 거주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새로운 주거디자인으로 그 지역은 세계 각국에서 공동주택에 관심 있는 건축가들이 즐겨 찾기도 했다. 방문했을 때 만난 한 중년 여성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집 내부를 보여 주면서 그 곳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자랑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나라도 행복주택은 건축가들의 디자인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거주자들은 집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사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공공임대주택의 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해 본다.
김혜정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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