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질식사고 대부분은 인재

매년 여름철 많은 질식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까움 그 자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3년간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4명이나 된다. 특히 여름철(6~8월)에 집중 발생해 19명이나 사망하는 등 전체 사고의 55.8%가 이 시기에 집중 된다고 볼 수 있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대형 공사현장의 지하공간에서의 작업, 밀폐돼 있던 대형 저장탱크의 세척 또는 충수 작업, 오ㆍ폐수처리장 작업 중 사고, 대형건물내 냉매가스 교환 작업 중 사고 등 다양한 형태의 질식사고가 반복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토록 여름철에 이같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사고별 요인이 각각 다르다. 대표적으로 요약해보면 △황화수소 등의 유해가스에 의한 질식 △낮은 산소 농도속 환경에서의 작업 중 질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여름철은 높은 온도, 습기 등으로 밀폐공간에서의 미생물 번식이 활발하게 이뤄져 산소농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진다.

특히 장마로 인해 맨홀 등에 물이 찰 경우, 이를 제거하기 위해 배수펌프를 돌리게 되는데 여기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등이 또한 질식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이런 질식사고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사고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작업 중이던 동료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고, 아무런 장비도 없이 인근에 있던 동료가 이를 구하기 위해 같은 공간에 들어갔다가 여러명이 동시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산소농도, 유해가스여부를 먼저 측정 또는 확인을 하고, 정상적인 환경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환기작업 등을 통해 정상환경으로 반드시 개선을 하고 난 후에 해야 한다. 부득이 하게 내부에서 어떤 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채로 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여름철에 반복되고 있는 이런 유형의 질식사고는 대부분 인재로 발생하고 있으며, 작업전에 조금만 더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다시 한번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종훈 남양주소방서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