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은 유기농, 밥상은 슬로푸드 세계 40개국 음식·맛의 축제… 10월 1일 개막 앞두고 만반의 준비
생명이 있는 먹거리는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삶을 유지하는 기초가 된다. 그러나 산업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양산된 좋지 않은 먹거리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전통의 양식과 문화마저도 바꿔 놓고 있다.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먹거리가 속도의 논리에 밀려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속도의 무한 경쟁은 인류의 중요한 유산인 전통농업과 생명의 먹거리 나눔 문화를 파괴하고 소규모 생산방식의 농어민, 전통식품 생산자들의 생계기반까지 소멸시키면서 우리의 전통을 이어왔던 수많은 지역음식 마저도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아울러 인류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슬로푸드 운동을 꽃피울 축제 마당, ‘2013 남양주 슬로푸드국제대회’가 오는 10월 1일부터 6일까지 남양주시에서 개최된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미리 만나봤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최초로 열리는 세계 3대 슬로푸드국제대회
슬로푸드국제대회는 맛의 다양성을 느껴볼 수 있는 대회다. 아시아 구스토(Asia Gusto)라고도 불리는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 토리노시에서 열리는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프랑스 뚜시스에서 개최되는 ‘유로구스토(Euro Gusto)’와 더불어 아시아, 오세아니아 최초로 열리는 세계 3대 슬로푸드국제대회다.
대회는 10월 1일부터 6일간 남양주시 체육문화센터, 유기농테마파크에서 진행되며 40여 개국의 풍성한 음식과 맛의 축제가 펼쳐진다. 세계의 소중한 음식문화 네트워크의 장이자 아시아·오세아니아의 소멸위기 음식보존과 지속을 이야기하고 1천 가지의 다양한 아시아·오세아니아의 슬로푸드를 맛볼 수 있는 국제대회다.
또한 이 대회는 단순히 좋은 음식들을 진열하는 식품 행사로서만 끝나지 않는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나는 음식 축제이자, 우리 먹거리의 기반인 농업을 통해 식품·환경·교육 등 음식관련 산업의 미래가치를 창출한다.
이번 대회에는 부지면적 21만9천㎡, 전시부스 300여 개의 대규모 행사로 치러진다. 일반관람객을 포함해 농업, 음식관련 기관 및 관계자, 민간단체, 외국인 관람객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이야기를 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시, 마켓과 체험, 맛 워크숍, 컨퍼런스가 짜임새 있게 운영될 예정이다. 슬로푸드국제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를 위한 시설, 교통기반 준비와 함께 각각의 주제에 적합한 콘텐츠와 생산자들을 찾아 스토리가 있는 대회가 되도록 만반의 노력을 하고 있다.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의 발효 음식 △아시오의 다양한 전통 쌀 △음식과 나눔·배려·평화사상 △아시오 슬로푸드 운동과 한 살림 운동 △음식 정의와 평화 등 5개의 주제로 각국의 권위 있는 전문가, 관계자들과 함께 토의의 시간을 갖는다.
박람회와 축제가 결합된 행사
심도 있고 미래 지향적인 슬로푸드의 맛에 대한 전시는 물론 주제관, 국제관, 국내관에서 각각의 콘셉에 걸 맞는 부스, 전시, 맛 워크숍이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동안 진행돼 온 유럽의 대회들이 컨퍼런스, 박람회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박람회와 축제가 결합된 행사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대표적인 맛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국 고유의 색과 축제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의 허브’… 한국 위상 업그레이드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슬로푸드 맛으로 바꾸는 세상’, ‘생산은 유기농 밥상은 슬로푸드’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먹거리와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것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재인식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한국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지역 먹거리의 확산과 전통음식의 계승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다양한 식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소규모 전통식품과 소농, 지역위주의 농업정책으로의 관심과 변화의 유도, 슬로푸드를 넘어 슬로라이프를 확산할 수 있는 ‘슬로푸드 운동의 허브’로서 한국의 위상이 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Interview] 이석우 남양주시장
지역경제 유발효과 370억원… 국가경제파급효과 1천억원 이상
생산·유통·소비·환경 아우르는 ‘문화운동’
“2013 아시아·오세아니아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남양주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국제대회는 ‘슬로푸드 맛으로 바꾸는 세상’, ‘생산은 유기농, 밥상은 슬로푸드’라는 슬로건으로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문화가 형성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오는 10월 개최되는 ‘2013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앞두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시장은 슬로푸드에 대해 “좋고(good), 깨끗하고(clean), 공정한(fair) 음식을 말하는 것으로 유기농산물의 자연의 속도에 맞춰 가공한 ‘좋은 먹거리’, ‘전통음식’”이라며 “생산, 유통, 소비, 환경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 재료는 어디서 왔고, 누가 만들었고, 어떤 조리법을 썼는지, 또 왜 음식을 만드는지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제슬로푸드본부의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대회 개최지로 선정받아 올해 처음으로 남양주시에서 열리게 된 것에 대해 이 시장은 “2013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은 세계슬로푸드대회의 3대 박람회로서 한국이 아시아·오세아니아의 슬로푸드 중심으로 자리하는 매우 의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그동안 유럽지역에서만 열리던 대회에서 벗어나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슬로푸드 운동을 확산시키고자 남양주시가 올해부터 2년마다 개최하는 국제대회”라며 “정부로부터 국제대회로 승인받기도 한 의미있는 큰 축제이자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유기농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며 76개국 참가라는 역대 최고기록을 세우는 저력을 발휘했던 남양주시는 이번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그는 또 “슬로푸드에서는 세계가 글로벌화 돼가면서 획일화 된 음식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따라서 맛의 방주(Ark of Tast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종자를 보호하고, 그들의 종다양성을 지켜나가면서 지역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보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무엇보다 남양주시가 슬로라이프를 확산할 수 있는 허브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석우 시장은 “이번 대회는 세계의 소중한 음식문화 네트워크 장으로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로컬푸드, 종 다양성, 동물복지, 색상활 교육 등이 다뤄진다”며 “전통의 가치가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대회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글 _ 남양주·하지은 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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