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본 컨설팅 기업 맥바시&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한 바시는 동료와 함께 ‘착한 회사 지수’를 개발, 포츈 선정 미국 100대 기업 평가결과를 토대로 착한 기업이 아니고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 시대(New Worthiness Era)가 도래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착한 기업의 경우 동일 산업군(群)에 속한 다른 기업에 비해 지난 2년간 누적 주식가치가 평균 30% 이상 높다는 사실을 주요 근거로 함께 제시한다.
그렇다. 착한 기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국제금융위기. 공적자금을 받고도 거액연봉과 인센티브를 챙기는 대형은행들. 경기침체와 실업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자본주의의 개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2년 전 세계경제수도 뉴욕을 시작으로 벌어진 시위는 대표적인 하나의 사례이다.
세계적인 리더 1000여명을 대상으로 다보스포럼이 조사 발표한 ‘글로벌리스크 2013’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세계경제 최대 위협요소로 소득격차와 정부재정적자를 들고 있다. 온실가스, 물 부족, 고령화 등이 뒤를 잇는다. 이들 위협요소를 대처하는데 정부 역할만으론 역부족이다. 실제로 일본,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날로 증가하는 복지수요와 만성적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거세지는 이유이다.
국제표준화기구 ISO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 ISO26000을 2010년 11월 정식 채택했다. 아직은 임의규정이지만 기업들로 하여금 인권, 노동, 환경, 공정운영관행, 소비자 권리,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에 대해 소위 ‘사회책임경영보고서’ 발간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은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통해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을 장려하고 사회책임경영보고서 발간을 의무화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소비자, 시민단체들도 기업에게 단기적 재무성과 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로서 사회책임 경영전략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를 기업 미래전망 잣대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기업에 대한 사회책임 경영 요구가 거세다. 지난주 제일기획이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가 기업은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 사회책임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윤리적 기업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71.2%, 조금 비싸더라도 착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자가 54.3%에 달하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선호도.신뢰도가 소비자 구매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철학인 국민행복도,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등의 각종 이슈도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다. 고객은 착한 기업에 열광한다. 직원은 착한 기업에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고 충성도로 존재가치를 높인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무려 16억 뷰를 기록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 소비자는 어느 때보다 엄격한 윤리적 기준으로 기업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하면 좋고 안 해도 되는 봉사, 사회공헌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일과성 홍보가 아닌 기업경영 DNA로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문유현 경기테크노파크연구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