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립지 골프장, 나눠 먹기식 운영 안된다

잘못된 결합이다. 수도권매립지 골프장(드림파크골프장)운영권 다툼을 치열하게 벌였던 인천시와 주민상생협의체 및 매립지관리공사 등 3자가 골프장을 공동 운영키로 한 것은 ‘억지 춘향이’ 격이다. 이들의 합의가 겉으론 밥그릇 싸움으로 빚어진 갈등을 일단 진정 시킨 것 같지만 언제 앙금이 곪아 터질지 모르는 억지 봉합이다. 3주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인 격인 인천시민에겐 최악의 구조다.

드림파크골프장은 수도권 쓰레기 매립이 끝난 1매립장의 153만㎡ 부지에 36홀 규모로 조성됐다. 건설비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낸 매립지 기반시설부담금 745억원이 투입됐다. 매립지관리공사가 세계 최대의 쓰레기 매립지를 환경 명소로 가꾸기 위해 시민 체육시설로 골프장을 조성했다.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공공재(公共財)다. 2010년 9월에 착공, 작년 9월 완공했지만 운영권 다툼으로 10개월 동안 문이 잠겨 있는 상태다.

市•주민대표•매립지공사 경영 문외한

公共財 수익 악화 시민에겐 최악 구조

공개경쟁 입찰로 운영주체 엄선해야

이렇게 된 데는 감독관청인 환경부의 책임이 크다. 환경부는 당초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민간 위탁을 주장했다. 그러나 매립지 주변에선 환경부 출신들이 민간 위탁 방식으로 사실상 골프장을 접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특혜 의혹 논란이 벌어진 것은 당연하다. 그런 잡음 후 환경부의 입장은 분명치 않고 모호해졌다. 이에 매립지관리공사 측은 자회사를 설립해 골프장을 운영하려 했고, 매립지 주변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상생협의체와 인천시도 제 몫 찾기에 나서 개장이 지연됐다.

오랜 진통 끝에 결국 3자가 오는 9월부터 공동운영에 합의했다. 이들 3주체는 클럽하우스 등 3개 분야를 각각 나눠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철저한 나눠 먹기식의 지분 경영체제를 취했으나 최악의 선택이다. 문제는 운영 3주체 모두가 골프장 운영에 문외한이라는 점이다. 골프장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 업체의 단일 운영방식이 아닌 비전문 기관들의 특정 분야 독립 분담 운영은 불협화음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등 비효율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기업 궁극의 목적인 이익 극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공공재의 이익감소는 그만큼 인천시민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더군다나 책임 있는 경영 주체가 없으면 경영부실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요소들을 없애고 이익 극대화를 위해선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공정 투명하게 운영주체를 엄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장 운영은 전문경영 업체에 맡기고, 3주체는 감사기능을 제대로 하고 지분대로 받은 이익배당금은 시민을 위해 쓰면 될 일이다. 그것만이 인천시민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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