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조현병 치료의 관건은 조기 발견, 조기 개입이다

많은 위중한 질환의 특징은 소리없이 악화되어 한참 뒤에야 발견된다는 것이다. 암도 그렇고, 혈관질환도 그렇듯이, 정신과 영역에서의 ‘조현병(구 정신분열증)’도 그렇다.

조현병은 정신과 영역에서 치료와 재활의 어려움, 가족의 부담이 매우 큰 질환에 속하는 편이다. 이 병 또한 긴 전구기와 잠복기를 겪고 발병한다. 발병 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많은 보건학자들은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개입만이 이 질환의 부담을 낮추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조현병이 조기 검진에 따른 조기 개입으로 기능부담, 생활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조현병 조기 검진체계를 구축한 호주 등의 나라들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이 아직 조현병의 조기 검진에 익숙치 않다. 전 국민의 1%의 유병률을 가진 질환에 이렇게 관심이 적은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높은 편견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조현병 조기 검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여러 센터에서 사용하는 조현병 조기 검진에 대한 선별적 기초 검사시 제공하는 간단한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당신의 청각이나 시각이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비현실적 일만큼 생생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때때로 사람이나 사물들의 색깔이나 모양, 크기가 변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까?

2.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생각의 흐름이 갑자기 멈춰버리거나 다른 생각에 의해서 방해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까?

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때때로 당신은 특별히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감시 당하거나 피해를 입거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4.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때때로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볼 수 있습니까? (자료: 서울 청년 클리닉)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이런 간단한 질문에 하나라도 네를 한다면 조현병 발병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추가 검사를 통해 조현병 발병에 대한 실제적 가능성을 검사하고 초기에 제공할 수 있는 인지치료, 스트레스 대처능력향상, 필요에 따른 약물치료를 통해 중증 상태에서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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