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아라뱃길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수자원공사(水公)가 지난해 5월25일 아라뱃길 개통 이후 처리한 물동량을 4배가량 뻥튀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문병호 의원(민주·인천부평갑)은 수공이 아라뱃길 개통 1년 간 처리한 물동량을 54만톤(일반화물 14만톤·컨테이너 40만톤)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실제로 서해갑문을 통과한 화물은 14만4천톤으로 26.7%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수공이 서해갑문을 통과하지 않은 화물까지 처리 물량으로 집계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결국 물동량 처리 실적을 4배정도 부풀려 국민을 속였다는 주장이다. 서해갑문을 통과하지 않은 화물은 경인항까지 올 것도 없이 인천항이나 평택항에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화물이라며 아라뱃길의 무용론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문 의원의 이 같은 주장들은 수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다. 수공의 입장은 다르다. 수공 관계자는 “항만 물동량은 서해갑문 통과만으로 집계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54만톤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해명이 모호하다.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집계방법의 오류가 어느 쪽에 있는지 정확히 밝혀 낭비적인 공방을 끝내야 한다.
水公자료, 개통 1년간 처리 물량 54만톤
국회 문병호 의원은 ‘4배 뻥튀기’ 주장
낭비적 공방 끝내고 활성화 방안 찾아야
당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8년 ‘경인운하사업 수요 예측 재조사’에서 예상 물동량을 2011년 개통(당시 예상)하면 첫해에 컨테이너 470만4천톤, 일반화물 716만2천톤 등 1천186만6천톤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수공의 처리 물동량 54만톤을 액면대로 인정하더라도 KDI의 예측과 대비하면 겨우 8% 수준에 불과하다.
1년 동안의 실적을 놓고 아라뱃길의 물류기능과 경제성을 평가하는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를 성급한 논쟁이라고 비판하기엔 초기 운영 결과가 너무 초라하고 미미 하다. 국내외 신생 항만의 경우 운영 안정화까지는 3~6년 정도 걸린다는 수공 측의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개통 첫해의 실적이 이렇게 미미한 것에 대해선 수공 측도 변명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홍수통제 기능만큼은 확실한 아라뱃길을 이제 와서 다시 덮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아라뱃길을 살릴 수 있는 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드러난 단점과 문제점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화물 정기노선 개발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관광객들이 저절로 대거 몰릴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단조로운 친수공간(레저시설)을 혁신적으로 보완, 아라뱃길의 운영적자를 메우도록 해야 한다. 아라뱃길을 새롭게 활용할 방안 모색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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