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보조금 과열 경쟁에 돌입할 조짐을 보인 이동통신사들에게 주의를 줬다. 과잉 보조금 지급으로 조사를 받는 중에도 감시가 소홀한 주말에 보조금 과잉 지급을 은밀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 SKT와 KT, LG유플러스가 주말 ‘치고 빠지기’ 식 보조금을 줬다는 정황을 포착해 지난주 3사 임원을 불러들여 경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달 초 “올해 들어 보조금 경쟁을 주도한 사업자 한 곳을 엄중 처벌하겠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조사에 착수한 직후 잠시 주춤했던 보조금 과열 현상은 최근 조심스럽게 고개를 다시 들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17일간 발생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56만9천658건으로 하루 평균 2만8천48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세운 과열 기준인 2만4천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말을 뺀 영업일 기준으로 번호이동건수가 과열 기준을 넘지 않은 날은 4일에 불과하다.
보조금은 주말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말은 이통사들의 번호이동 전산망이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개통실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주말 실적을 포함한 월요일 번호 이동 건수는 지난달 20일에는 10만381건, 27일에는 5만7천861건, 이달 3일은 9만7천321건으로 25만5천563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전체 번호이동건수의 44.8%에 이른다.
방통위측은 “또 다시 주말 보조금 정책을 쓰면 재차 경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의 보조금 정책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분기 실적을 달성해야 하는 압박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로 번호이동한 경우를 뺀 번호이동 건수는 보조금 경쟁이 한창이던 1월 100만8천784건이다가 2월 84만7천919건이다가 3월, 4월 각각 65만4천285건과 72만9천541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5월 들어 86건9천484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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