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 용유무의 개발과정 석연찮다

인천시의 도시개발 추진과정이 이상야릇하다. 시의 초대형 개발사업인 용유·무의도 관광복합도시 건설 사업이 초장부터 무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도 시의 대응조치가 석연찮다. 민간사업자가 자본금 출자시한을 수차례 어겨도 협약해지는커녕 이들의 말만 믿고 되레 사업면적만 늘려줘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부풀려지는 등 비현실적인 계획으로 변질되고 있다.

1999년 처음 용유·무의도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미국 CWKA컨소시엄(사업비 4조2천억원·사업면적 702만㎡)을 비롯해 2005년 독일계 캠핀스키 컨소시업(사업비 80조원·사업면적 2천165만㎡), 그리고 캠핀스키가 참여한 민·관 합동 PMC(주) 등 사업자가 자본금 출자 불이행 등 협약을 어겼지만 무려 10여 차례에 걸쳐 협약이행 기간을 연장해주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캠핀스키를 대주주로 한 (주)에잇시티가 2030년까지 사업비 317조원으로 마카오의 3배, 여의도의 27배 규모인 8천만㎡를 개발하겠다고 나섰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업비 317조원은 최근 좌초된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는 용산개발 사업비의 10배가 넘고, 우리나라 1년 예산을 웃도는 엄청난 액수다. 하지만 (주)에잇시티도 지난해 말과 지난 10일 등 두 차례나 자본금 500억원 증자기한 약속을 어겼다. 이 회사의 초기자본금 63억원은 이미 잠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가 출자시한 수차례 어겼어도

협약해지는 커녕 사업면적만 늘려줘

모든 의혹 밝히고, 개발방식도 바꿔야

최소한의 자본금 유치에도 실패한 (주)에잇시티가 317조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시는 또 증자시한을 오는 6월30일까지 연기해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시가 (주)에잇시티의 최대 주주인 캠핀스키와 합의한 배경을 두고 이면계약설을 비롯해 송시장의 미래 행보와 관련, 정치적 욕심설 등 의혹과 추측이 무성하다.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렇듯 예비사업자가 바뀌는 동안 당초 사업면적이 702만㎡에서 8천만㎡로 10배 이상 커졌고, 사업비는 4조2천억원에서 317조원으로 무려 75배나 늘었다. 백년대계여야 할 도시계획이 민간업자 입맛대로 변경된 것이다. 이러는 동안 최대 피해자는 현지 주민이다.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데다 땅값만 올라 세금폭탄을 맞고 있다. 보상금을 기대하고 미리 은행대출을 받은 주민들이 빚 중압감에 고통을 겪고 있다. 이래저래 지난 3년간 자살한 주민이 6명이나 된다. 인천시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비현실적인 개발계획을 바꿔야 한다.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 일괄개발에서 지구별 단계별 개발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투자금 회임기간이 긴 관광시설사업에 대규모 투자자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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