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지식기반서비업은 ICT와 콘텐츠 산업을 포함하고 있다. 지식기반서비스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식기반서비스업은 경제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식기반서비스업은 경제위기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리나라의 지난 5년간 지식기반서비스업의 대표 산업인 콘텐츠 산업의 성장이 GDP 성장률보다 높았다.
여기서 두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첫째, 콘텐츠 산업의 중심은 중소기업이라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출판, 만화,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캐릭터 등은 중소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 또한 활발하게 이뤄져 2011년 약 3만여 개의 콘텐츠 분야 중소기업이 문을 열었다. 둘째, 콘텐츠 산업은 독립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ICT에 기반을 둔 성장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애플의 개방형 앱 스토어를 통해 애니메이션 중소기업의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콘텐츠 산업의 성장 여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비즈니스 생태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점이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콘텐츠 중소기업과 ICT 대기업 간의 동반성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콘텐츠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은 대기업의 무리한 계약 요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납품단가 인하, 일방적인 거래처 변경, 계약금 지급 지연 등 불공정 거래가 만연해 있다.
불공정 거래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콘텐츠 시장이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독과점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제 동반성장의 범위를 콘텐츠 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는 하나의 산업을 동반성장에 포함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콘텐츠 산업의 동반성장은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서 콘텐츠 산업은 홀대를 받아왔다. 동반성장은 주로 제조업 중심이다. 동반성장 지원사업 예산을 보더라도 차세대 콘텐츠 분야 예산(2013년)은 61억 원으로, 일반 대·중소기업 협력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콘텐츠 산업의 동반성장은 단순한 지원 확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비즈니스 기반인 ICT와 결합한 플랫폼과 네트워크다. 그러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콘텐츠 중소기업을 위한 협력 비즈니스 발굴해야 한다.
대기업은 한류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 공정한 수익배분, 지적재산권 보호, 불공정한 거래 관행 개선에 힘써야 한다. 나아가 제조 대기업도 자동차, 가전, 컴퓨터 등에 콘텐츠를 탑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콘텐츠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상상과 창의가 경제성장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때 창조경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김 동 선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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