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제 식구 지키기에 들어갔다. 당국의 관리ㆍ감독 속에 법정 수준 이상의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각종 이벤트, 단말기 인하, 데이터 추가 할당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 신규보다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어 모르고 지나치면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장기 고객 관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T이다. SKT는 13일부터 2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와 음성 추가 제공, 멤버십 포인트 추가 제공, 기기변경 혜택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평생고객·무한혜택’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2년 이상 가입한 고객은 월별로 제공되는 기본 제공 데이터 분량의 100% 혹은 음성 통화량의 20%를 보충할 수 있는 쿠폰을 4장(연간 기준)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이 3년이면 이 쿠폰은 5장, 4년 이상이면 6장으로 늘어난다.
18개월 이상 가입자의 기기변경 시에도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27만원의 단말기 할인혜택과 함께 데이터 리필 쿠폰 2장과 외식·영화 할인, 7만원 상당의 액세서리 선물, 단말 분실보험 가입시 보험료 50% 6개월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SKT는 20년 이상 장기고객을 조용필 콘서트에 초대하고, 멤버십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장기 가입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망내·외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와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를 다른 가입자와 나눌 수 있는 ‘데이터 함께 쓰기’ 등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와 KT도 망내·외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서비스 경쟁을 벌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LTE에 특화된 내비게이션과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와 KT도 조만간 장기 가입자 혜택을 강화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보조금 지급 한계 … 단말기 가격 인하 움직임
적어도 당분간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뺏기 경쟁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보조금 규제 강화 법률안을 마련 중이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조금 경쟁 유발 사업자를 강력 처벌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자칫 보조금을 잘못 썼다가는 영업정지처분 등으로 돈만 쓰고 가입자를 오히려 경쟁사에 뺏길 수도 있다. 올해 1분기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경쟁을 벌였지만 수익 하락만 불러왔을 뿐이다.
보조금 경쟁이 잦아들면서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은 일부 단말기의 출고가를 10만∼20만원 내린 데 이어 추가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 규제와 알뜰폰 시장 확대 등으로 신규 고객 유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결국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향후 시장 상황 역시 비슷할 것으로 보여 이통사들의 기존 고객 서비스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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