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도] 가정의 달 5월, 온가족 고고씽! 용인 뮤지엄 파크

가정의 달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이맘때쯤 선물에, 추억을 만들기 위한 일정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기 마련이다.

올해는 용인시로 떠나보자. 에버랜드와 민속촌을 가라는 게 아니다. 색다른 재미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일명 ‘용인 뮤지엄 파크’가 목적지다.

아이들을 위한 천국

풍성한 놀이·체험행사·전통문화예술 공연

용인시 상갈동에 위치한 ‘용인 뮤지엄 파크’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 3개 도립 문화예술기관을 묶은 것이다.

경기문화재단(대표 엄기영)이 경기도로부터 위탁 운영중인 도 대표 문화예술기관들로 평상시에도 알찬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특히 5월 어린이날을 기념해 각 기관의 야외 공간에서 무료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열려라! 뮤지엄파크’를 타이틀로 열리는 행사는 5월 4, 5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기도박물관 중정과 각 기관으로 향하는 길이 맞닿은 지점에서 펼쳐진다.

어린이들을 위해 비눗방울 놀이, 대형소프트 블록쌓기, 뽀로로와 사진찍기,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마술배우기, 백남준 작품 ‘퐁텐블로’ 모형 만들기, 교지만들고 퍼즐 선물 받기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안성남사당놀이, 농악, 산대놀이, 이천거북놀이 등 도 무형문화재가 직접 선보이는 전통문화예술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각 기관마다 기획전시와 교육효과를 노린 별도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만큼 자녀의 연령과 관심사를 고려해 미리 기관별 전시를 확인하고 동선을 계획하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

어린이날 당일 어린이 관람객은 무료로 각 기관을 입장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행사 안내 및 예약은?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과 진행 장소 등은 경기문화재단(www.ggcf.or.kr)과 도박물관(www.musenet.or.kr)과 백남준아트센터(www.njpartcenter.kr), 도어린이박물관(www.gcmuseum.or.kr) 홈페이지에서 각각 확인하면 된다. 이 중 도어린이박물관은 인터넷을 통해 사전관람예약하면 더 좋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경기도박물관

용인 뮤지엄 파크가 어린이날만 좋겠는가. 나들이하기 좋은 5월, 그 어떤 날이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한 가득이다.

단, 3개 기관은 그 명칭만큼 성격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자녀의 연령대 또는 연인과 친구 등 함께 관람하는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해 방문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모든 기관을 관람하는 것 역시 추천할 만 하다. 각기 다른 전시 주제여서 색다른 재미를 안기기 때문이다.

이 때 경기문화재단이 기존 개별 입장료 총액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3개 기관 통합입장권을 구매하자. 한편 매월 두 번째, 네 번재 월요일은 각 기관 모두 휴관이다.

1996년에 문을 연 경기도박물관은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도내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수집, 발굴해 이를 연구, 보존, 전시하는 뮤지엄 파크의 중추기관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야외전시장과 팔각정, 원형극장, 대강당 등의 부대시설 등의 무대시설도 갖춰 어린이부터 청소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서는 국내 최초로 일반에 공개한 사대부의 여행 준비물을 기록한 문서 ‘행구건기(行具件記)’ 등 조선시대 삶과 문화를 볼 수 있다.

고려 초부터 1천년을 넘게 전통을 이어온 ‘용인이씨(龍仁李氏)’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도박물관에 기증한 875점의 유물 중 372점을 전시하는 ‘경기명가(京畿名家) 기증유물 특별전 : 천년의 뿌리, 용인이씨’가 한창이다.

시험답안지와 응시자의 인적 사항이 적힌 시권이 묶여 있는 희귀본부터 보물급 초상화, 병풍, 붉은 색 종이에 순금을 뿌려 장식한 보기 드문 교지 등을 볼 수 있다.

담뱃대, 된장과 간장처럼 장류, 이불, 종류별 붓, 가래침을 뱉는 타구 등 당시 여행 준비물을 실감나게 연상할 수 있도록 실물을 전시한 것도 흥미롭다.

기획전뿐만 아니라 역사책을 읽는 듯 쉽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상설전도 열리고 있다.

경기도가 ‘경기’도가 된 까닭과 역사, 우리 고장의 유래와 문화유적 등 내가 사는 곳의 역사를 소개하는 유물부터 구석기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고고미술자료, 우리나라의 옛 그림, 민중의 일상생활과 풍속을 엿볼 수 있는 물품 등을 전시한다.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생 고학년과 중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에 추천할 만 하다. 이 전시는 오는 6월 16일까지 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문의(031)288-5400

미래로 들어가는 길목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는 세계가 사랑했던 우리나라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개방적이고 융합적 정신을 되살리고자 지난 2008년 개관했다.

빛이 반사되는 검은 유리에 휩싸인 건물부터 하나의 예술품처럼 느껴지는 백남준아트센터는 상설 및 기획전시실과 창작공간, 교육실,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6월까지 1층에서 진행되는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 - 백남준을 말하다’는 백남준의 그 강렬한 진동을 느낄 수 있는 만찬이다.  전시장 초입에 설치한 비디오 작품 ‘과달카날 레퀴엠’(1977)을 비롯해 백남준의 작품과 함께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 관련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1시간 분량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물을 관람한 후 그 의미를 자신만의 사상에 대입해 재해석하고 새로운 답을 찾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여유롭게 관람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2층에서 열리는 기획전도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작가들의 다채롭고 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대거 선보여 흥미롭다 .

6월 16일까지 열리는 ‘끈질긴 후렴’전으로 예술가들이 특정한 행동을 지속하거나 되풀이함으로써 어떻게 현실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나 의식을 일깨우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대화 소재가 떨어진 가족과 연인이 낯선 작품평을 곱씹어보며 색다른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그만이다. 또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전시뿐만 아니라 분위기 좋은 야외 테라스에서 차 한 잔을 음미할 수 있고, 문화예술 전문 공공도서관인 라이브러리에서 다양한 자료와 책·영상물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주말에는 이벤트로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방문 전에 일정을 체크하도록 하자.

문의(031)201-8500

교육과 체험 ‘동심세상’ 어린이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개관 40여 일 만에 10만 관람객이 방문하고 연간 7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이라 이름 달았지만 실상은 맘껏 뛰고 즐길 수 있는 체험 센터에 가깝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온통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는데 10개의 전시실은 각각 △호기심 많은 어린이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 △튼튼한 어린이 △세계 속의 어린이 등 미래지향적이고 교육적인 4개의 대주제로 나눠 스포츠, 과학탐구, 인체탐구, 환경, 다문화생활체험 등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체험과 학습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또 동화를 읽어주고 가면을 만들며 인기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등 부대 프로그램이 매일 다르게 진행된다.

여기에 기획전으로 진행 중인 ‘기발한 예술가들-백남준은 TV를 어디로 데려갔을까’를 통해 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수성도 키울 수 있다.

창의적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백남준 외에 여러 예술가들의 예술세계를 작업실을 통해 살펴보는 전시다.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작품의 발상과정을 다양한 체험전시물로 이해하고 스스로 창의적인 사고를 해볼 수 있다.

마티스처럼 자신의 기분을 가위로 표현해보는 체험, 폴록처럼 바닥에 물감을 뿌려보는 미디어 체험, 백남준처럼 TV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체험 등 7명 예술가의 작업실을 돌아다니며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입장 가능 연령은 3~12세 어린이와 가족 또는 교육자다.

문의(031)270-8600

글 _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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