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확실한 사회안전망 전국민적 공감과 지혜 모아야
‘국민연금? 국민연금! 국민연금♪’
요즘, 국민연금에 대한 말이 많다. 앞날을 위해 꼬박꼬박 내는 연금을 나중에라도 계속하여 받을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이 태산이다. 한 시민단체는 아예 국민연금폐지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기금이 소진돼도 국가가 책임지고 지급한다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의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는 것.
왜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대해 불신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작 국민들이 국민연금이 무엇인지,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뭘 알아야 대비하고 뭘 알아야 준비를 하지’ 직장인 5년차 김민홍씨(32)의 말처럼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59만 명의 국민연금 수급자를 관리하고 있는 경인지역본부의 수장, 양동권 본부장(57)으로부터 국민연금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직접 들어봤다.
‘옥상정원’ 조성 고객만족도 업그레이드
국민연금 제대로 알려야 논란 불식시킬 수 있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찾아온 4월의 어느날.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자리한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옥상정원에는 봄 향기를 머금은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지난 1월 양동권 본부장이 경인지역본부에 취임하고 난 뒤 직원들과 함께 심은 야생화와 상추, 고추, 오이 등 각종 꽃과 채소들이 땅 위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동권 본부장은 “옥상정원을 조성하고 나니 직원들은 물론이고, 본부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더 좋아해 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이 해소되려면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상정원을 조성한 것도 고객만족도 향상의 일환이다.
국민이 국민연금공단을 자주 방문하고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에게 국민연금을 제대로 알려야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민연금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 양 본부장의 생각이다.
양 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생긴 지 25주년이 됐지만 국민들이 아직까지도 공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국민연금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면 국민연금의 궁극적 목적은 연세가 많거나, 장애가 있거나 가족이 사망한 경우 평생동안 매월 연금을 지급해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민연금 각 지사에서는 가입 대상자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하고 수급요건을 갖춘 경우 노령연금과 장애연금, 유족연금 등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울러 공단에서는 장애인관련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며 “장애등급판정 업무와 장애인 신체활동지원,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근로능력 평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최대 규모… 큰 소득편차 관리 어려움
‘일할 맛 나는 활기찬 직장’ ‘행복한 직장’ 만들기 최선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 관리는 물론이고,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등급판정 업무와 장애인 신체활동지원, 가사활동지원 등의 서비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중 질병·부상이 있는 사람의 근로능력 유·무를 판단해 취약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자 기초수급자 근로능력평가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을 아우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경인지역본부는 16개 지사, 6개 상담센터로 구성돼 780명의 직원들이 가입자수 440만 명과 수급자수 59만 명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국민연금 업무를 처리하는 등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많고 고객대응에서 미흡한 경우도 있다. 이에 양 본부장은 고객만족의 최일선은 바로 직원들의 근무환경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도 고객만족도 모두 직원들로부터 나온다’는 철학 아래 직원 불만사항 및 개선사항을 파악, ‘일할 맛 나는 활기찬 직장’,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 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의 근간이 가입자와 수급자, 즉 고객이라며 고객만족 경영에도 노력하고 있다.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보고 고객이 불편해 하는 사항은 최대한 빨리 수정, 지속적인 개선을 하고 있다.
매월 공단을 방문하는 고객에 대해 VOC를 조사,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경인지역본부 인근 대로변에 도로표지판을 설치하고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지상주차장과 지하 1~2층 주차장은 모두 고객용으로 변경했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 막연한 불안감 갖지 말아야
“연금 지급은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
양 본부장은 최근 국민연금 폐지 운동이 나오는 이유도 고객만족이 우선돼야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 본부장은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기초연금 도입과 관련, 여권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고, 올초에는 인수위에서 기초연금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구심과 국민연금 가입자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일어남에 따라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정부에서는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기금이 아닌 조세를 재원으로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한 바 있으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국민행복연금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단에서도 이에 발맞춰 ‘국민행복연금지원단’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 본부장은 “앞으로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 관련된 사항은 국민적 합의가 없이는 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많은 전문가들과 가입자가 참여해 올바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해서 양 본부장은 “공단은 국민연금 재정건전성 평가와 발전적 방향 제시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5년마다 재정계산을 실시하고 있다”며 “앞서 2008년도 두 번째 재정계산 당시 오는 2044년 수지적자발생, 2060년 기금고갈을 예상했고 최근 2013년 제3차 재정재계산 결과도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이 같은 부분 때문에 국민연금이 고갈돼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며 “기금이 소진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출산율의 저하인데, 앞으로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더라도 정부가 책임을 지고 지급을 보장한다.
연금 지급은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이미 오래전 연금제도가 도입된 서구에서도 정부 보조, 부과방식 등으로의 전환을 통해 연금을 지급하고 있으니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본부장은 공무원연금과의 비교에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상당히 많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공무원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달리 퇴직금도 없고, 보험료율도 기준소득월액의 14%로 국민연금 9%보다 상당히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이 낸 만큼 많이 받는 다는 것으로, 국민 화합 차원에서라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비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본부장은 “최근 세계은행에서 ‘노년위기의 모면’이라는 보고서를 작성,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3층 연금체계, 다시 말해서 1층은 국민연금, 2층은 퇴직연금, 3층은 개인연금으로 제시했다”면서 “국민연금으로는 노후의 기본생활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는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준비하면 된다”고 귀뜸했다.
이어 그는 “또한 과거에 납부한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경우 공단에 반납하거나 소득이 없어 납부예외한 기간에 대해 보험료 납부 신청을 통해 가입기간을 늘림으로써 연금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글 _ 안영국 기자 ang@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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