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국민행복기금’ 운영 주체 서민 가계부채 해결 중추적 역할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정작 개인적인 자산관리는 빵점입니다.”
김양택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은 30년째 캠코에 몸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투자 성향은 극히 ‘보수적’이라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일 하는데 있어서는 ‘완벽한 프로’지만 재테크의 경우 ‘사연 많은 아저씨’로 통한다.
그는 “집안 사람들이 부동산 등 투자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저는 빠져 있으라고 ‘왕따’를 시킬 정도”라며 “처형이 부동산 투자 자문을 요구해 세 번을 추천했는데 (세 번)모두 잘못되면서 집안에서 저한테 아예 투자와 관련해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비록 자신의 재테크는 빵점일지라도 30년 동안 국민과 서민들의 ‘희망의 디딤돌’을 자처하며 외길을 걸어온 김양택 본부장. 그를 만나 채무부담으로 고통 받는 서민층이 튼튼한 경제주체로 재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캠코 살림살이와 그의 특별한 고향 이야기를 들어봤다.
행시 준비하다 성업공사 입사… 30년째 근무 중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벌교 출신
전남 보성군 벌교 출신인 김 본부장은 교사인 아버지 덕(?)에 여섯 살에 학교에 입학했다가 낭패를 봤다. 그 당시 1~2년 늦게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 다반사인 상황에서 ‘주먹 자랑하지 마라’는 벌교에서 동급생 보다 많게는 세살이 어린 김 본부장이 유년 시절을 보내기란 쉽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벌교에서는 소위 ‘깡패’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훈련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며 “ ‘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마라’는 말이 과거에는 거짓이 아니었다. 맞기도 참 많이 맞았다”고 어렸을 때를 추억했다.
김 본부장의 성업공사 취직 후담을 얘기할 참이었는데 사설이 길어졌다.
“대학 4학년 때 사고(?)를 치는 바람에 성업공사에 입사하게 됐다”며 말문을 연 그는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며 “당시 취업 준비생에게 인기 직장이었던 성업공사에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취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캠코와 인연을 맺게 됐지만 한 직장에 30년 이상 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성업공사로 출발한 캠코는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국가경제 위기 때마다 ‘특급 소방수’ 역할
1962년 ‘성업공사’로 출범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지난 1962년 성업공사로 출범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는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정리, 기업 구조조정, 금융소외자의 신용회복지원, 국유재산관리 및 체납 조세정리 업무를 맡아왔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 땐 공적자금 39조2천억 원을 투입, 금융권 부실채권을 인수정리해 외환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카드대란 때는 240여만 명의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대상으로 ‘한마음금융’, ‘희망모아’를 설립, 신용회복을 지원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신용회복기금’을 설치, 금융소외자와 서민층 신용회복 지원을 도왔다. 이처럼 캠코는 국가의 경제 위기 상황 때마다 ‘특급 소방수’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국민행복기금 운영을 비롯해 국유재산관리·개발과 체납 조세정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 운영을 통해 국유재산 가치증대와 국가재정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박근혜정부가 서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민행복기금’의 운영 주체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국민행복기금 운영에 대해 “저리의 대출자금 공급은 부채의 연장에 그칠 뿐, 결국 가계부채 1천조가 넘는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국민행복기금은 양적 지원만으로 가계대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개선하려는 특단의 조치로 출범하게 됐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 중 가장 강력하고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기존의 대책들이 저신용층·저소득층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채무자의 빚 부담을 줄여주는 수준이었다면 국민행복기금은 ‘빚 탕감’뿐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서민들의 경제적 재기는 금융회사 등의 건전성 제고는 물론, 우리 경제의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국민행복기금 업무 개시로 고객방문 및 상담건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본부 내 접수창구 및 상담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 앞장… 따뜻한 금융공기업
365일 ‘108배’로 몸과 정신 건강 챙겨
다양한 업무 수행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김 본부장은 평소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는 “본사에서 근무할 때는 태극권을 했는데 2년 전부터 108배를 하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8배를 하고 있지만 간혹 빠질 경우에는 다음날 216배를 하고 있다.
태극권을 적용해 108배를 하고 있는데 하루 30분 정도 하고 나면 정신과 육체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하루를 정리하고 평소 소원하는 일들을 절 할 때마다 기원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머리를 바닥에 조아리면서 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 질 수 있다”며 “종교적 의미를 떠나 매일 정성을 들여 108배를 하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매우 좋은 건강관리 요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108배’를 권유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개인의 자산과 건강은 미래에 대한 준비 과정인 만큼 지속적으로 신경 쓰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 어느 것도 한 순간의 ‘대박’으로 나에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캠코가 다른 공기업에 비해 성공적으로 변화하고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해 한발 빠르게 준비하고 대응하는데 있다”며 “지금의 현실에 안주 또는 좌절하지 말고 미래의 계획을 올바로 세워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도 캠코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같이 성장하는 따뜻한 금융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 _ 최원재 기자 chwj74@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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