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항검역소, 中 AI 차단에 전력하라

인천항 검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웃 중국 남부에서 퍼지던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특히 인천항과 정기항로가 많은 산둥성에서도 감염환자가 나와 인천항 검역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지난 26일 푸젠성에서 환자 1명이 확인됨에 따라 중국 내 감염자 발생지역이 장쑤·산둥성 등 10개성으로 늘면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금까지 AI에 감염된 중국 내 환자는 120명으로 늘었고 이 중 24명이 사망, 치사율이 20%에 달한다.

이웃나라 일이긴 하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선 안 된다. 중국 이외 지역으로 지난 24일 대만에서도 첫 환자가 확인돼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중국 간 10개 항로 중 인천~장쑤성 례윈강 항로만이 AI에 노출됐었지만, AI가 산둥성까지 퍼지면서 칭다오·웨이하이·옌타이·스타오 등 5개 항로가 AI에 노출케 됐다.

례윈강 항로 이용객과 산둥성 4개 항로 관광객을 합하면 입국자는 주 7천명에 달한다. 물샐틈없는 검역과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회에 제출된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엔 승객 발열을 감시하는 열 감시 카메라 11대 중 2대는 부품이 없거나 낡아 방치된 상태다.

중국 환자발생 지역 10개省으로 늘어

산둥성 등 5개 항로서 週 7천명 입국

인천시도 예방차원 공원 등 소독해야

또 세균동정 검사를 하는 미생물 자동 동정기도 소모품 공급 중단으로 못쓰고 있다. 검역장비의 보강이 시급하다. 중국 내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리가 유념해야할 점이 있다. 상하이 등에서만 확산하던 신종 AI 바이러스가 수백㎞ 떨어진 베이징에서도 출현한 것은 철새가 북상하면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말이다.

또 AI 바이러스가 닭·오리 등 가금류의 배설물을 통해 공기 중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더욱이 상하이에선 부부가 차례로 신종 AI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키는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든 가능성과 최악의 상태에 대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신종 AI에 감염되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숨 가쁨·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며 심한 경우 폐렴 양상이 나타난다. 전염병은 초기 방역에 실패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인천시도 예방활동 차원에서 할 일들이 있다. 대중교통시설·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살균·소독을 실시하고, 축산농가에도 소독횟수를 늘려야 한다.

이미 환자 발생지역인 상하이 남쪽에서 서식하던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가 이달 중순쯤 국내로 이동, 전북 만경강 일대서 일주일 넘게 머물고 있는 사실이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당국은 특히 야생조류의 신종 AI 전파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철새 도래지 배설물 채취 검사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