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겸 가정의 날,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과 행사가 겹쳐 있다.
나라의 새싹이며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회적인 지위를 높여주기 위해 1923년 마련된 어린이날은 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나쁜 어른들로부터 몹쓸 짓을 당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그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다.
5월은 카네이션이 일 년 중 가장 만발하는 달이다. 1년 열두 달 가족을 위해 애써온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꽃을 달아드리면서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는 날, 이날 하루만은 부모님들도 어깨를 쭉 펴고 가장으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날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부모님을 폭행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패륜아들이 늘어나면서 자식에게 노후를 기대기는커녕 일부는 독신으로 노후를 보내는 등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부모의 모습이다.
제자들로부터 축하를 받아야 하는 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은 것이 요즈음의 선생님들이라고 한다. 지나친 선물 받기를 막는다는 이유로 스승의 날에 휴교하는 학교가 늘어나는가 하면 학생들의 수업태도나 학교 폭력 등을 나무라는 선생님들이 일부 제자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세태가 됐으니 선생님들의 마음이 어떠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스승을 존경하고 우러러 보아왔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학식과 인격도야의 가르침을 주고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 사제지간의 정을 돈독히 해 교육발전의 틀을 만들어 왔다.
무엇보다도 가정의 달에 문제가 되는 것은 가정파괴의 심각성이다. 가정폭력과 늘어나는 이혼, 갈수록 심각해지는 개인주의는 평화로워야 할 가정의 뿌리를 흔들고 가정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가족의 해체는 편부모 가정과 조손가정, 가출 청소년의 증가로 인한 학교폭력과 성폭력 등 범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혼은 젊은이들의 전유물 같이 돼왔으나 요즈음은 황혼이혼도 급격히 늘어 올해 상반기에는 젊은 충의 이혼을 앞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가정의 파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작년 한 해 동안 위자료, 양육비, 노인 부양을 위한 1인 가구지원비, 청소년 범죄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10조7천168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가정과 가족은 사회구성의 최소 단위로서 우리는 이 안에서 기본적인 사회질서를 배우고 윤리와 도덕을 익히며 예의범절과 가치관을 형성한다.
핵가족의 증가로 인한 1인 가족, 독거노인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은 개인주의에 만연되고 노인들은 사회의 뒤안길에서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정부와 사회는 가정의 파괴를 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고 학생들이 면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풍토 조성과 젊은이들이 언제든 취업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줄 책임이 있다. 또 어른들을 공경하고 이웃이 협동하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 가정의 달에 우리가 희망하는 일들이 이루어져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김 창 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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