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지만 일반 노트북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돼 있어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보급형 태블릿PC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저가 태블릿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고가형과 비교하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성비가 뛰어나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7인치 태블릿PC시장을 개척한 것은 삼성전자가 2010년에 내놓은 ‘갤럭시탭 7’이지만 최근 보급형 태블릿PC 붐을 이끈 것은 구글의 ‘넥서스 7’이다. 지난해 9월 시장에 나온 이래 가격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무기로 4개월여 만에 세계적으로 460만 대가 판매됐고 국내에서도 인기다. ‘넥서스 7’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맹주인 구글이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이 제품을 참고해 만들라’는 의미로 제조사들에 제시한 일종의 기준(레퍼런스) 제품이다.
‘1,280×800’의 해상도에 최신OS인 안드로이드 4.1 젤리빈을 탑재했으며 기준 제품답게 구글이 서비스하는 각종 소프트웨어(SW)의 가동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성능을 좌우하는 주기억장치(RAM)와 중앙처리장치(CPU)는 각각 1GB와 3중(쿼드코어) 1.3GHz다. 120만 화소 카메라를 전면에 달았고 배터리 용량은 4천325mAH로 완전히 충전되면 약 9시간 동안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다만 외장 메모리카드를 지원하지 않아 저장공간 확장이 불가능한 게 단점이다. 가격은 16GB짜리가 29만9천원이고 32GB짜리는 35만9천원.
■ 아이리버가 만든 ‘와우탭’
과거 ‘MP3의 명가’로 이름을 날린 아이리버가 최근 ‘와우탭’으로 ‘넥서스 7’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4만8천 원에 내놓은 초저가 스마트폰 울랄라에 이은 아이리버의 올해 두 번째 야심작으로 27만8천 원이다. ‘넥서스 7’보다 약간 싸지만 성능은 비슷하다. 넥서스7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1,280×800’해상도, 1GB RAM 등을 장착했다. CPU는 1.2GHz 쿼드코어로 다소 떨어지나 성능의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 용량은 4천mAh로 동영상을 7시간가량 재생할 수 있다.
‘넥서스 7’보다 뛰어난 점도 있다. 외장 메모리카드 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내장 용량은 16GB이지만 16GB 마이크로 SD카드를 끼워 32GB로 확장할 수 있다. SD카드는 1만 원 안팎으로 32GB짜리를 ‘넥서스 7’보다 7만 원 이상 싸게 이용하는 셈이다. 또 아이리버가 직접 사후관리를 맡는다는 점도 믿음직스럽다. 다만 카메라는 별로다. 화소는 ‘넥서스 7’보다 높은 200만이지만 화질은 ‘넥서스 7’과 마찬가지로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가격을 10만 원대로 낮춘 제품도 줄줄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대만 업체 에이수스가 발매를 예고한 ‘미모패드’는 1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됐다. ‘넥서스 7’이나 ‘와우탭’이 채택한 쿼드코어의 3분의1 수준인 싱글코어이므로 CPU 성능에는 제법 격차가 있다. 해상도 또한 ‘1,024×600’으로 거칠지만 안드로이드4.1 젤리빈, 외장 메모리카드, 5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 등 장점도 꽤 있다.
HP가 지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슬레이트 7’은 169.99달러(약 18만원)로 4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사양은 ‘1,024×600’ 해상도, 1.6GHz 듀얼코어, 1GB RAM, 8GB 내장용량 등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나 외장 메모리카드와 300만 화소 카메라로 경쟁력을 보완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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