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현장] 인천 서ㆍ부평ㆍ계양구

뜬 영화, ‘인천’에서 찍었다…

인천의 서구, 부평구, 계양구 지역 일대는 인천의 북부지역으로 역사적으로도 인천 남부지역과는 다른 발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곳은 서울과 30분 이내면 오갈 수 있는 접근성으로 인천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의 현재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도시 곳곳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 북부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만 30여 편에 달한다.

이들 영화 속에서 인천은 과거의 찬란한 위상도, 미래의 희망찬 비전도 아닌, 소시민 바로 우리가 사는 그 모습 그대로 스크린에 담겨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전국, 그리고 한류로 뻗어나가는 우리 영화들 속에서 인천의 ‘오늘’이 담긴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베를린’ 하이라이트 인천 로케이션

최근 영화배우 전지현,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이 출연하고 류승완 감독이 출연해 인기를 끈 영화 ‘베를린’은 대부분의 장면이 해외에서 촬영됐다. 그러나 ‘한국형 첩보액션’의 진가를 알리며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바로 인천에서 촬영됐다.

영화 속 류승범에 의해 납치된 전지현을 하정우와 한석규가 구출하며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는 창고와 갈대밭 장면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에서 촬영됐다.

한석규와 류승범, 그리고 하정우가 총과 온몸으로 싸워 류승범과 전지현이 끝내 죽음을 맞이하던 그 갈대밭이다. 지난해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린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도 인천이 주 촬영지로 등장한다.

영화 속 부산으로 등장해 다이아몬드를 두고 홍콩 세력과의 총격전이 벌어지던 장소는 부산이 아닌 인천 서구 루원시티 사업 예정지다. 공교롭게도 영화배우 전지현은 인천을 찾은 두 작품 연속 출연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인천이 등장한 영화로는 ‘써니’를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복고 열풍’을 일으키며 700만 명이 넘는 관객몰이를 하며 깜짝 돌풍을 일으킨 영화 ‘써니’는 인천에서 거의 모든 장면을 촬영했다.

이 중 영화 속 골목길로 등장하는 장면은 대부분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골목길 일대에서 촬영됐다. 대부분 1970~1980년대 만들어진 산곡동 일대 주택가의 골목 풍경이 영화 속 써니의 배경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체포왕·화차·오직 그대만 등 촬영

‘부러진 화살’로 유명한 정지영 감독의 2012년 작 ‘남영동 1985’는 대단한 흥행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1985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이뤄진 고문사건을 담은 이 영화는 부평구의 경찰종합학교 이전부지에서 대부분 촬영됐다.

경찰종합학교는 인천을 떠나고 아직 해당 지역에 대한 개발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허름하게 남아있는 경찰종합학교의 건물들이 영화 속에서는 남영동 대공분실로 되살아났다.

영화배우 이선균, 김민희가 출연하고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2011년 작 ‘화차’에는 부평구에 있는 인천가족공원이 등장하며, 하지원, 배두나가 주연한 탁구 소재 영화 ‘코리아’는 서구에 있는 대한항공 탁구단이 등장한다.

영화배우 유선과 남보라 등이 주연한 ‘돈크라이마미’는 아예 부평구의 인천산재병원 등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일대 병원과 학교를 섭외해 촬영이 이뤄졌다.

영화배우 박종훈, 이선균 등이 주연한 영화 ‘체포왕’에는 아예 계양구청에서 촬영이 이뤄졌으며,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은 인천 서구지역 사계절썰매장과 병원에서 촬영했다.

영화배우 이민정과 이정진이 주연을 맡아 라디오 방송을 매개로 그린 로맨틱 코미디 2012년 작 ‘원더풀 라디오’에도 인천이 등장한다. 영화 속 하이라이트인 공개방송 장면은 인천 부평구의 부평아트센터에서 촬영됐다. 

 

‘유령도시’ 서구 루원시티 사업지구, 폭파·범죄영화 촬영지로 변신

인천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루원시티 사업지구는 영화계에서 먼저 찾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도둑들’ 외에도 박시후, 정재영이 출연한 ‘나는 살인범이다’, 엄태웅, 주원 주연의 ‘특수본’, 권상우, 정려원 주연의 ‘통증’, 정재영, 전도연 주연의 ‘카운트 다운’, 황정민, 진구 주연의 ‘모비딕’, 김명민, 안성기 주연의 ‘페이스 메이커’ 등이 루원시티 사업지구를 촬영지로 택했다. 영화계에서는 폭파나 격투, 재개발 시위 등의 장소 섭외시 1순위로 루원시티 사업지구를 꼽는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이는 루원시티 사업 지연으로 철거가 늦어지면서 영화사들이 폭파나 액션, 범죄 장면 등 빈민가나 폐허 현장이 필요한 장면을 세트 조성 비용이 적게 들고 주민 민원도 적은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인천영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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