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 교통정보·ATM 먹통에 고객 허탈

주요 방송사와 일부 금융사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복구작업이 한창인 21일에도 그 여파가 지속됐다.

전산망이 마비된 방송사의 TPEG(티펙)을 이용하는 일부 내비게이션과 전국 보건소의 전산망은 먹통이 됐으며, 피해 은행 일부 ATM기도 정상 작동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내비게이션 장착업체 J사는 오전부터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YTN TPEG을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을 구매한 고객들이 ‘먹통이 됐다’며 계속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TPEG이란 DMB 방송 주파수를 이용해 자동차 내비게이션 단말기에 실시간 교통 정보, 여행 정보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전국 보건소 전산망도 장애 YTN 이용 실시간 정보제공

내비게이션 서비스 ‘스톱’ ‘사이버 테러’ 후폭풍 계속

정부“컴퓨터 3만2천대 피해”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고객들의 문의전화는 이날 오후까지 계속됐으며, 이 때문에 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포기할 지경이었다.

J사 관계자는 “전화가 너무 많아 아예 고객들에게 ‘YTN 위성수신불량으로 내비게이션 먹통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SD카드를 빼고 운행하기기 바랍니다’는 단체 문자를 전송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등 도내 일부 지자체들은 이날 사내방송 등을 통해 ‘인터넷 사용 자제’,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사이트) 열기 금지’ 등의 지침을 내렸다.

또 오후 2시부터 40여분간 전국 보건소가 사용하는 보건복지부 지역보건의료정보 시스템의 외부망에서 내부망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장치에 전산망 장애가 발생했다.

신한은행과 제주은행, 농협도 전날 전산망을 복구해 정상영업에 들어갔지만 일부 지역 영업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10∼20%가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민관군 사이버위협 합동대응팀이 KBS와 MBC, YTN, 신한은행, 농협, 제주은행 등 6개 피해기관 전산망을 마비시킨 악성코드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피해 현황을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이들 기관 업데이트 관리 서버가 해킹되면서 내부 PC가 대량 감염됐다. PC와 서버 등 3만2천여개의 컴퓨터가 피해를 입었으며, 모두 동일 조직에 의해 공격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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