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아이의 야뇨증, 직장맘의 말 못하는 고민

직장맘 장나영(32)씨는 매일 아침 의기소침한 딸 때문에 아침 출근길이 무겁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 은지가 소변을 못 가리고 밤에 이불을 적시기 때문이다. 결국 매일 아침 할머니에게 혼나면서 방학인데도 친척집과 좋아하는 캠프에 가지 못하고 더 위축되는 모습에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예상치 못했던 ‘야뇨증’이었다.

소아 야뇨증은 전 세계적으로 5세 소아의 약 15%가 앓고 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야뇨증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 자신감 결여, 성격형성 장애 등이 거론되면서 만 5세 이상의 야뇨증 소아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야뇨증은 일반적으로 밤에 자는 동안에 소변이 무의식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야뇨증은 크게 일차성 야뇨증과 이차성 야뇨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야뇨증은 태어난 후부터 한 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계속 밤에 소변을 보는 경우이며, 이차성 야뇨증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던 시기가 있었다가 다시 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된 경우다.

또 주간 빈뇨(갑자기 하루에 30~40회 소변을 보는 증상), 절박요실금(소변을 참지 못하고 옷에 지리는 것) 등의 증상 동반 여부에 따라 다증상성 야뇨증과 단일증상성 야뇨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

지난 1999년 대한 소아비뇨기과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12세 남자어린이의 16%, 여자 어린이의 10%가 일년에 한 번 이상 이불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뇨증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야간 다뇨, 방광의 용적, 수면시 각성장애, 정신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세 이상 자녀가 야뇨증을 겪을 경우 우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한밤중에 아이를 깨워 소변을 보게 하거나 기저귀를 채우는 것은 분노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한다.

병원에서는 병력청취, 문진, 요검사, 요배양 검사 등 간단한 방법으로 진단받을 수 있다.

항이뇨호르몬이나 항콜린성 약무르 경복 등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치료전 반드시 비뇨생식계에 이상 유뮤를 확인해야 한다.

단, 요검사시 요로감염이 있는 경우, 주간 배뇨 증상이 심한 경우, 이차성 야뇨증, 유분증, 약한 요류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어린이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달력에 소변을 보지 않은 날 스티커를 붙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박지민 현대유비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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