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좋다] 희원熙園 사계절, 색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정원’

오메,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가을이 오나 싶더니 이내 깊어지고 설악의 단풍은 이미 가을의 흔적으로 낙엽되어 뒹굴고 있다.

가을을 뒤로한 채 서둘러 찾아 온 초겨울의 알싸함이 그립다면 용인 호암미술관에 잘 꾸며진 우리나라 전통 정원인 희원으로 나들이 하는 것도 좋겠다.

희원은 전통정원 조형미의 근원인 ‘차경(借境)의 원리’를 바탕으로 옛 지형을 복원하고 석단, 정자, 연못, 담장 등 건축요소를 고려해서 만들어진 전통 정원이다. 정원 곳곳에 심어진 관상수들 또한 최고의 묘목들이어서 눈요기 감으로도 충분하다. 

희원에선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어린 꼬마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온 중년의 아줌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봄엔 철쭉 등 다양한 꽃이 아름답고 여름엔 주정(主庭)에 피어나는 연꽃이 아름답다. 가을엔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반기고, 겨울이면 성곽 축조기법으로 만들어진 담장과 나무에 소복히 내려앉은 눈이 낭만의 세계로 초대한다.

특히 강남에서 광역버스를 타면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어서 좋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 보단 광역버스를 타고 에버랜드에 도착해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글·사진 _ 이정환 (미아리 사진방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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