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길 42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최재용 바르톨로메오 수원대리구장(경기일보 필진) 신부가 42년의 사제생활을 정리하는 마지막 미사가 오는 29일 오전 10시 30분 권선동성당에서 봉헌된다.
최 신부는 1970년 7월 11일 사제품을 받고 반월성 주임신부로 첫 사목을 시작해 장호원ㆍ고색동ㆍ월피동ㆍ산본ㆍ야탑동 성 마르코본당 주임, 교구 사무처장과 사목국장 등을 지냈으며 교구 꾸르실료, 어린이 전교회 등의 지도신부를 역임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수원대리구장 신부로 봉직하고 있으며 본당사목과 사무행정 경험이 두루 풍부할 뿐 아니라 영성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신부는 소박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평소 책읽기를 즐겨하며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어 공연장도 자주 찾는 사제였다. 특히 6년여 동안 위암과 대장암 투병 중에도 열정적인 사목을 펼쳐왔다.
퇴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 신부는 “막상 퇴임할 시간이 다가오니 허전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부족한 사람이 이 자리까지 온 것은 모두 하느님과 여러분 덕분”이라며 “신자들과 후배 사제단의 기도와 행동으로 보여주신 헌신적 신앙생활이 사제생활에 큰 원동력이 됐고, 이에 다시금 감사드린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 신부는 퇴임 후 가장 하고 싶은 일탈(?)로 여행을 꼽았다. “우선 미국에 있는 친지들을 만나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어 여건이 되면 유럽 성지 여행을 꼭 다녀오고 싶다”면서 “주님께서 원하는 대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 사목하며 기쁘게 살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들에 대한 사목적인 배려가 시스템화되어 있지 않아 기회가 된다면 어르신들을 위한 사목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최 신부는 후배 사제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뭐든지 적극적으로 일하라는 당부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노 사제는 웃으며 답했다.
“사제에게는 군인들 제대나 직장인들처럼 정년이라는 게 없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주님 부르심에 충실하게 살아가야지요. 경제발전으로 인해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보듬고 사랑하는 일에 더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최 신부는 수원 당수동 아파트에 머물며 원로사목자로서 제2의 삶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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