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마일리지’ 사용 속터진다
방통위, 3사 ‘통신 포인트’ 사용비율 평균 10.7%
작년 949억 소멸…복잡한 절차에 ‘무용지물’전락
“포인트 활용, 교묘하게 어려워져”…소비자 불만
2년 전 스마트폰을 구입하며 KT에 가입한 직장인 P씨(34)는 최근에야 통신사 마일리지가 9만점이나 쌓여 있는 것을 알았다. 일부 영화관에서 25%까지 포인트 차감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사용하려 했지만 영화관 직원은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해야만 할인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P씨는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예매를 하려고 했지만 할인은 PC를 통해 KT 사이트에 접속해야만 받을 수 있게 돼 있었다.
P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영화관에 통신사 카드를 주면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바뀐 줄 몰랐다”며 “갈수록 마일리지 활용이 교묘하게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SKT를 이용하는 대학생 K씨(25)도 이용하지 못한 마일리지가 오만점 이상 쌓여 있다. 포인트로 음성 통화료를 결제할 수 있지만 정액제 한도 내에서 사용하면 할인받을 수 없는 탓에 이용하지 못한 것. 그 외에 싸이월드, 네이트 등에서 이용되는 온라인 캐시, AS 및 건전지 등의 마일리지로 구입하거나 일부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할인받을 수 있지만 K씨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혜택뿐이다.
K씨는 “포인트 활용방안이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혀를 찼다.
이처럼 이동통신사에서 휴대전화 요금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마일리지가 통신사의 홍보부족 및 까다로운 사용 절차 등으로 인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마일리지가 제때 사용되지 않으면서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3사의 마일리지 사용비율은 KT 10.2%, SKT 9.2%, LG유플러스 4.7% 등 평균 10.7%에 불과하다.
마일리지 미사용에 따른 소멸액은 2010년 933억원에서 지난해 949억원, 올해 6월 말까지 385억원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마일리지 활용 정보를 얻으려면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만 하는데다 이용 시 온라인을 통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레스토랑, 커피숍 등의 할인기능이 있긴 하지만 신용카드 제휴할인 처와 겹치면서 중복할인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는 독과점으로 운영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복잡한 마일리지 절차로 활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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