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①] ‘한-베 소통대회 2012’ 폐막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경기일보가 ㈔한베친선협회와 공동 주최하고 (주)경기발전연구원이 주관한 ‘한-베 소통대회 2012’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주한베트남대사관·안산시가 후원하고 신한은행이 협찬한 이번 대회는 문화 교류를 통한 양국 간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양 국민을 하나로 묶는 다양한 행사로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먼저 9~10월 ‘주한베트남이주가정’ 수기 공모전을 진행하고 10월 18일 ‘한-베 문화교류 촉진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21일에는 수기공모전에서 입상한 12가정의 ‘전통혼례식’과 ‘한국 가요 경연대회’가 안산 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10월 27~28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 문화궁전에서 두 차례에 걸쳐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하는 우리는 친구’콘서트를 열었고 12월에는 수기공모전에 입상한 3가정에 항공권을 지급, 고향방문의 기회도 제공한다.
본보는 이번 ‘한-베 소통대회 2012’를 통해 지방 언론 최초로 한-베트남 교류증진에 첨병 역할을 다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한 베트남 이주가정 수기공모전…레티탄두엔씨 최우수 영예
주한 베트남 이주가정 수기공모전은 한국 남성과 결혼해 이주해 온 베트남 다문화 여성들이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양국 간 문화를 이해하는 폭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10월 10일 배은석 한국외대 교수, 유티미하 재한베트남교민회 부회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총 15점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최우수작은 레티탄두엔씨(24·충남 홍성)의 ‘저의 한국 생활적응기’로 한국에 온지 6년만에 검정고시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겪은 일화와 농사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 영광을 안았다.
우수작은 응엔티트엉씨(27·경기도 양주)의 베트남 시어머니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우리 가족’과 응오티레구엔씨(27·전북 임실)의 장애를 가진 아기를 키우면서 겪은 고충을 쓴 ‘힘이 되는 나의 가족, 나의 아기!’가 선정됐다.
이외에 당선작으로는 한지혜씨(33·경기도 부천) 외 11명이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게는 부상으로 베트남 항공권(우수작 이상)과 가전제품이 수여됐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최우수작=레티탄두엔(24·충남 홍성) △우수작=응엔티트엉(27·경기도 양주), 응오티레구엔(27·전북 임실) △당선작=한지혜(33·경기도 부천), 원진아(40·경기도 안산), 김나희(26·인천), 이서현(26·경기도 파주), 윤서정(34·경기도 안성), 원티뚜엣란(27·경기도 안산), 김은하(26·경기도 수원), 후인티홍수옹(25·전남 화순), 부티후엔(23·충남 홍성), 정미령(28·경기도 안산), 누엔티투푹(28·인천), 응엔띠김사(43·인천)
한-베트남 문화교류 촉진 포럼…“전략적 동반자 넘어 미래동반자로”
10월 18일 아주대학교에서 본보와 ㈔한베친선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베 문화교류 촉진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수교 이후 양국관계 발전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양자관계 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쩐 쫑 또안 주한 베트남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1992년 12월 수교 이후 2001년 21세기의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2009년 이명박 대통령 베트남 방문 시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됐다”면서 “한국에 베트남문화원을 조속히 설립하고 베트남 한국문화원을 활성화해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사회, 문화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유인선 전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문화적으로도 베트남의 최고 우방이 됐다”고 평가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한 병폐가 심각함으로 정부 차원에서 올바른 베트남 역사와 문화 알리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토론에 나선 양국 전문가들은 한·베트남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양방향 문화교류 확대를 주장했으며 무엇보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출신 여성과의 국제결혼 건수가 중국 여성과의 결혼 건수를 추월함에 따라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과 장기적 취업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한국·베트남간 문화교류를 통한 이해와 소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쩐 쫑 또안 주한 베트남대사, 임홍재 前 주베트남 한국대사 베트남 관련 각계 전문가들과 베트남 결혼이민자여성을 비롯해 임창열 본보 대표이사 회장, 김성렬 행정1부지사, 임재익 아주대 국제대학원장, 홍기헌 전 수원시의회 의장,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 내외빈들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했다.
주한 베트남 가정 전통혼례식 & 한국 가요 경연대회
10월 21일 안산 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서 열린 ‘전통혼례식’과 ‘한국가요 경연대회’는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특히 전통혼례식은 실제 우리의 전통혼례 방식 그대로 치러져 재한 베트남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임창열 본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김철민 안산시장, 전준호 안산시의회 의장, 홍기헌 (사)경기다문화사랑연합 이사장, 유티미하 재한베트남교민회 부회장 등 내외빈들이 전통혼례식을 참관하고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하해주며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격려했다.
오후 6시에는 한국가요경연대회가 열려 예선을 통과한 베트남 이주가정 여성 10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 노래 실력을 뽑냈다. 뽀빠이 이상용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평양예술단, 가수 정은과 조승구씨와 베트남 최고 인기가수 풍비가 출연해 축하무대를 꾸몄다.
[INTERVIEW]
‘주한 베트남 이주가정 수기공모전’ 최우수상 레티탄두엔-김형훈 부부
살림, 육아, 농사, 학업… ‘4마리 토끼’ 잡는 열혈 아줌마
“TV에서 한국 전통혼례식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직접 한복을 입어보니 감회가 남다르고 진짜 한국 사람이 된 것 같아 좋습니다.”
연지곤지 찍고 한복을 입은 신부 레티탄두엔(24·충남 홍성군 갈산면)씨는 본보가 주최한 ‘주한 베트남 이주가정 수기공모전’에서 영예의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인공. 남편 김형훈씨와 아들 융성(6)이와 딸 혜민(4)와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 레티탄두엔씨는 2006년 7월 한국으로 시집와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검정고시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홍성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열혈 아줌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살림, 육아, 농사, 학업 4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겪은 행복한 순간들을 감동적으로 표현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베트남에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학교를 2년 정도 밖에 다니지 못해 학교 다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속상하고 부러웠는데 한국에 와서 아들, 딸 낳고 제가 직접 책도 읽어주고 공부도 가르쳐 줄 수 있어 지금이 꿈만 같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농사일 때문에 트럭 운전을 해야 할 때가 많았던 레티탄두엔씨는 지난 2009년부터 홍성다문화센터에 다니기 시작해 5번 만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편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대학을 나온 남편은 저를 무시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남편은 제가 모르는 것을 질문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합니다. 제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저를 아껴주시는 주변 분들과 가족 덕분입니다. 특히 제가 힘들 때마다 용기를 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글 _ 강현숙·장혜준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전형민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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