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녹색심장’을 품다 GCF 유치…인천 송도,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활동 범위나 기금 규모 면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B)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국제기구가 인천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을 만나 유치 성공 비하인드 스토리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12개국 대표 개별면담 등 종횡무진
송영길 시장은 지난 2월 ‘GCF 유치 후보 도시’를 선언한 이후 3월 13일 국내 경합에서 서울을 제치고 대한민국의 대표 후보 도시로 나섰다.
4월 15일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GCF 임시사무국에 ‘유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유치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GCF 1차 이사회에서 사무국 유치 국가를 최종 선출하는 제2차 이사회 장소로 ‘송도’가 선택 받으면서 운명적인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송 시장은 2월 GCF 유치 도시 신청부터 10월 20일 GCF 송도 유치 확정까지 세계를 무대에서 종횡무진 유치 활동을 펼치며 세계 녹색 심장을 품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는 3월 대한민국 후보도시로 인천이 선정된 직후 ‘실무추진단’과 ‘범시민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시 행정력을 총동원해 국제도시에 걸 맞는 품격 있는 도시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자전거대회 및 걷기대회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으로 범시민적 지지 기반을 다져 왔다.
2차 이사회 송도 개최 결정 이후에는 차질 없는 회의진행을 위한 회의, 숙박, 수송 대책을 세밀하게 수립해 추진하고, 특히 GCF사무국이 입주할 아이타워(I-TOWER)를 최첨단 시설로 치밀하게 준비해 이사국들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8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덴마크 라스무센 의장 면담을 시작으로, 각국의 주한대사들 초청 만찬, 국내 소재 UN 기구대표들과의 면담, 지난 10월 초 덴마크 방문, 주요 국가 정상에 대한 서한 발송 등을 통해 GCF의 인천 송도 유치의 당위성과 장점을 호소했다.
특히, 지난 9월 27일 대한민국 국회가 여야 만장일치로 ‘GCF유치지지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이끌어 내며 이사국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송 시장은 마지막으로 GCF 2차 이사회가 열린 송도 컨벤시아 인근 송도파크호텔에 5일 동안 묵으면서 12개국 대표들을 만나 개별 면담했다. 호텔에서 묵는 동안 이사국 대표들 개인 프로필을 확인하고 저서나 칼럼까지 외우고서 만나는 치밀함으로 송도 유치를 위한 역할을 수행했다.
송 시장은 인천시청 홈페이지에 마련된 시정일기에 GCF 유치와 관련된 활동과 마음가짐 등을 실시간으로 낱낱이 올려놨다. GCF 유치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총회 개막 막판까지 유치 비관적…인천시·정부 초당적 협력 ‘막판 뒤집기’
정부에 ‘UN 도시 지정 및 지원 특별법’ 요청 예정
천지인 삼재(天地人 三才),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맞아떨어진 것일까. 꿈같이 여겨졌던 인천의 GCF 유치가 현실로 이뤄졌다.
송 시장은 “GCF 인천 송도 유치가 결정된 10월 20일이 ‘국제기구 도시’로 본격 도약하는 첫 걸음이자, 뉴욕, 런던 등 유수한 국제도시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뜻 깊은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 시장은 GCF 인천 송도유치에 따라 지금까지 유치 조건으로 약속했던 사항들이 빠르고 완벽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
또 애초 약속한 행정지원을 위해 GCF지원 전담조직도 신속히 구성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 송도가 뉴욕이나 제네바와 같은 대표적 국제기구 도시 또는 UN도시가 될 수 있도록 ‘(가칭)UN 도시 지정 및 지원 특별법’ 같은 법제화를 중앙정부에도 요청할 방침이다.
송도가 국제허브공항을 통한 탁월한 국제적 접근성을 가졌지만, 1천만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번 2차 이사회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기회에 수도 서울과 국제도시 송도가 20분에 연결될 수 있는 ‘GTX’사업을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GCF 유치는 천지인 삼재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외교통상 환경부 모두가 힘을 합해 헌신적인 노력했다. 정치권도 황우여 대표, 박지원 대표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유치 지원 결의안을 통과시켜 뒷받침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는 GCF 유치가 범국민적 지원으로 이뤄진 만큼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이 아시아권에서 세계무대에 진입했다는 국제 사회적 의미를 국가 경쟁력 발전으로 연결해 국민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GCF 설립 목적인 인류 전체의 공동 목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또 전 세계 2만 1천 개의 주요 국제기구가 있지만, 국내에는 32개 국제기구가 있는 게 전부인데다, 그나마 대부분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GCF 유치를 계기로 추가적인 국제기구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WB사무소 등 국제기구 추가 유치 발판…숙박·교통 등 시설 확충 박차
경제적 파급효과, 연간 총 3천800억원 예상
송 시장은 송도 GCF 2차 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인천 유치 가능성이 50% 정도이거나 더 낮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예상이 많았지만 ‘가능하다’라는 주문을 스스로 걸며 유치 활동을 벌였으며 이뤄냈다.
덕분에 경제적으로 연간 총 3천8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한국개발연구원 분석)와 년간 약 1천900억 원의 지역경제 효과와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 활성화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대한민국과 인천이 이번 GCF 유치로 아시아권에서 세계 국제기구의 주요 국가와 도시로 진입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송 시장은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GCF 사무국 유치로 GCF의 초기 3년 자금운용을 맡게 될 세계은행(WB)의 한국사무소 유치 가시화를 비롯해 비중 있는 국제기구의 추가 유치가 유력해지고 있다”며 “또 GCF 활동이 본격화되면 아시아권 개발도상국의 녹색사업 지원과 관련된 아시아개발은행을 비롯해 각종 GCF 펀드 운영에 따른 세계의 금융기관 및 국제기구의 추가 유치, 금융기관 참여기회 가능성 등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교량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키울 수 있으며 국제기구 입지로 남북관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 문화, 환경적으로 도시 브랜드 제고 및 시민들의 국제적 마인드 함양과 저탄소 녹색성장 모범도시로서의 국제적 인지도를 향상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인천은 GCF 사무국과 같은 대형 국제기구나 본부를 유치한 경험이 전혀 없는 만큼 내실화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도록 스위스나 카타르 총회 등을 방문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벤치마킹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공부 해 나갈 계획이다.
송 시장은 GCF 출범 취지가 선진국들이 모여 개발도상국들의 녹색기후 관련 분야를 지원하는 것인 만큼, 50년 만에 경제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무역 강국으로 변신한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며 중재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은 경제, 사회적 발전을 이루고 녹색성장 경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독특한 사례인 만큼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개도국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고 좋은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며 “송도는 국제공항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으며, 서울 소재 100개 이상의 대사관과 근거리 있으며, 유비쿼터스 환경과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GCF의 신속하고 원활한 출범과 가동을 위해서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글 _ 인천·류제홍 기자 jhyou@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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