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쿼터제’ 조기배정 시행 첫날… “점수제, 오히려 인력난 족쇄될까” 우려

중기업체, 고용 어려움 하소연

외국인근로자 쿼터 조기배정 신청 첫날인 17일 오전 11시께 수원고용센터 외국인력팀.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의 외국인근로자들 사이로 업체 유니폼을 입은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번호표와 각종 서류를 손에 든 채 순서를 기다렸다.

이달 중 조기 배정되는 2013년도 외국인근로자 일부에 대한 신청·접수가 이날부터 지역별 고용지원센터에서 이뤄지면서 센터를 찾은 것.

신규 외국인력 배정이 종전의 선착순제에서 업체별 점수제로 바뀐데다 지난 15일 화성고용센터가 신설돼 관할지역이 수원으로 축소되면서 수원고용센터는 접수 첫날 ‘줄서기’등 혼잡함은 없었지만 인력난을 우려하는 업체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수원의 제조업체 관계자 K씨(42)는 매년 외국인력을 조기 배정받고 있지만 인력확보가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하소연했다. 중도 퇴사자가 많고 상시고용을 할 수 없는 탓이다.

K씨는 “국내인력은 아예 구할 수가 없고 외국인력은 업체 할당량, 지역안배, 까다로운 고용절차 등으로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P씨(48)는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점수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점수제는 국내근로자 구인실적, 재고용 만료 외국인 근로자 수 등 업체 환경에 따라 점수를 산정해 점수가 높은 업체부터 외국인근로자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P씨는 “국내 근로자와 외국인의 임금차등 조차 두지 못하고 있지만 고용은 여전히 힘든 실정”이라며 “배정방식이 점수제로 바뀜에 따라 인력이 절실함에도 배정받지 못하는 곳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 및 뿌리산업 업종의 외국인근로자 고용인원을 확대한데다 점수산정방식에 업종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이번 조기배정이 중소기업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 조기 배정되는 외국인근로자 인원은 내년도 인원 5만2천명의 9.6%인 5천명으로 배정을 원하는 업체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관할 고용센터에 접수해야 한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