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시의회표지석 일장기 ‘낙서 테러’

‘태극기의 도시’ 구리시 수난

태극기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구리시가 뜻밖의 테러(?)를 당했다.

24일 구리시와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7시께 구리시청 입구에 세워진 ‘구리시청’과 ‘구리시의회’ 표지석, ‘고구려고각’ 비문에 ‘메이지유신’이라는 단어와 함께 일장기 등이 그려져 있는 것을 시청 직원이 발견했다. 락카 스프레이로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낙서에는 일장기는 물론 남녀의 성기 모양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시는 철 없는 청소년의 범행으로 보기에는 범행 수법이 대담한 점으로 미뤄 최근 예민해진 한일관계에 기승한 일본 극우파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24일 성명과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메이지유신 찬양 문구도 발견 日극우파 소행 의심 경찰 수사

시는 이날 ‘구리시와 구리시의회 표지석을 훼손한 만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테러와도 같은 일로, 극우파의 범행이라면 수교를 맺고 있는 국가에 대한 결례를 넘어 무례한 외교적 폐륜행위”라고 비난했다.

경찰 관계자는 “표지석에 낙서를 하거나 게시물을 부착하는 등 그 효용을 해치는 행위는 재물손괴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하나, 일장기 등을 그려 놓은 만큼 외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시는 지난 2010년 ‘태극기의 도시’를 선포하고 태극기 선양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구리=한종화기자 han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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