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는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으로 부심하는 가운데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짐에 따라 지난해 9·15 대정전 같은 최악의 상황의 재발을 막기위해 범국민 절전 캠페인에 적극 나서는 등 연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우리의 전력소비 행태는 ‘에너지비만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력예비율이 바닥을 밑도는 비상상황인 지금도 에어컨을 켠 채로 출입문을 활짝 열어놓은 점포들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기름 값보다 전기료가 훨씬 싸다는 이유로 기존 경유나 가스 등을 전기로 바꾸는 전력대체가 늘어나면서 국가적 에너지 비용은 연간 1조원 이상이 추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은 87.4%로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기형적 형태를 낳았으며, 정부의 공공물가 인상의 억제로 한전의 지난해 적자는 3조5천억원 가운데 약 45%인 1조6천억원이 산업용에서 발생됐다.
누적 적자만 8조원에 달하는 한전이 막대한 흑자를 내는 대기업을 지원하고 형태가 되어 있고, 외국기업은 전기요금이 싼 국내로 이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미 전기요금이 우리나라의 2배가 넘는 일본은 지난 4월부터 17% 추가인상, 대만도 전기요금을 30% 이상 인상하는 현실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 또한 7월부터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누진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그들 나라만의 문제로 취하는 정책은 아닐 것 이다.
우리가 자주 듣는 말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이다. 그만큼 에너지 귀한 줄 알고 절약을 장려하는 나라였으나 전력 과소비 탓에 특정기간만 되면 전력수급 불안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하고 있다. 수입자원의 가치를 원가에 적절히 반영하지 않아 낭비를 가져오고 그것이 후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소비자가 적정하게 반영된 연료비에 따라 스마트한 전기소비 패턴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
TV 인기 개그프로그램 코너 중 과거의 위대한 유산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공감대와 과거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어렸을 때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전기가 정전되면 자연스럽게 장롱 속에 고이 모셔 두었던 양초를 켜고 전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던 슬로시티(Slowcity), 느림의 미학을 바탕으로 전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전력수급 비상에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 대처해야 겠다.
김성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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