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도 이상고온 현상 탓에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5월에도 이정도면 한 여름에는 어떨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게다가 발전소 증설은 더디고 정비와 점검이 예정된 발전소들이 많아 에너지 공급 여력이 어느 때보다 적다고 하니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같은 위기의 원인으로 이상고온과 한파 등 기후변화로 인해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국가적인 에너지 수요 관리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각 가정과 직장, 지자체들의 노력이 없다면 이같은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고 두 번째는 변화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시 말해 저감 노력이 ‘저탄소’라면 적응 노력은 ‘녹색 성장’인 셈이다. 언뜻보면 상반되어 보이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쌍둥이 가치(twin value)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적인 환경 문제에 각 개인의 노력이 미미할 것 같아 소홀해지기 쉽지만 녹색생활 실천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나 각 지자체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일 등은 가정과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또 직장에서는 적절한 산업적 대응을 통해 기업의 발전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남양주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시의 지속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시의 장기적 발전계획인 2020 도시계획에 저탄소 녹색도시계획 개념을 도입하였다. 가정 및 상업과 수송부문의 에너지 사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건축물의 에너지 관리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며 공원과 녹지 등 온실가스 흡수원을 보호하고 확충해 나갈 것이다. 또 공간계획 수립시 지구단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안하여 계획을 수립해나갈 것이다.
또 안정적인 맑은 물 확보, 건강한 물 생태계 유지를 통해 자연이 가지고 있는 물 저장능력을 회복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관리 및 물순환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를 통해 물관리 및 물순환의 중장기 전망과 정책 기본방향을 수립하여 홍수 재해 예방, 수생태계 보전과 복원 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이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왕숙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인 ‘왕의 강’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친환경 안심도시 매뉴얼을 수립하여 각종 인허가 및 공공 건설 공사에 반영하고 있다. 이 매뉴얼에서는 강화된 비탈면 설계 기준, 도시 방재성능 목표 등 각종 건설공사 지침을 참고로 산지와 구릉지 등 개발시 잦은 이상기후에 따른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자연 친화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남양주시에는 유기농텃밭 가꾸기 시민운동이 대대적으로 추진되어 시민 사회에 유기농 문화와 로컬푸드의 저변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유기농 문화 확산을 통해 농산물 운송시 발생하는 CO2를 저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탄소포인트제도, 그린카드 사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남양주점프벼룩시장을 열어 자원재순환과 착한 소비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되살림 도시’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눈앞에 닥친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정이나 직장에 무조건적 희생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현실은 강제적인 에너지 순환 공급같은 대책이 고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각 가정과 직장, 지자체에서 자발적으로 녹색생활을 실천하여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하면서 지구적인 환경 문제와 에너지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할 때이다.
이 석 우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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