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는 없지만 산·강바람 아름다웠죠”
시각장애인들 특별한 외출 파사 산성 정복 ‘기쁨의 환성’
“시각장애인도 등산할 수 있어요.”
22일 오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파사 산성 입구 주차장에는 시각장애인 20여명과 KT 여주지사 IT 봉사단(단장 송병찬)회원 30여명 등 50여명이 집결했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이들은 주차장을 출발해 파사 산성(해발 250m) 정상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시각장애인들은 IT 봉사단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탐방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비록 앞을 볼 수는 없지만, 남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파사 산성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들은 가슴 벅찬 기쁨의 환성을 터뜨렸다.
우비까지 챙겨 입고 힘들게 정상에 오른 이들은 성취감과 기쁨에 가득차 하산길에 올랐다.
듬직한 봉사단원들이 옆에서 자신들의 안전한 등반을 위해 꼭 잡은 두 손을 놓지 않고 함께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흥겨운 노래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왕복 1시간30분이 소요되는 파사 산성 등반길을 함께 걸으며 서로 마음을 나눈 이들은 김주태 KT 여주지사장이 미리 마련해 둔 천서리 막국수 집으로 이동해 산행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김진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여주지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활동이 적은 관계로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다”며 “오늘처럼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좋은 산행에 이어 맛있는 점심까지 마련해준 KT 여주지사 IT 봉사단원들에게 깊은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련한 송병찬 회장은 “사고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막상 산행을 해보니 시각장애인들이 우리의 이웃형제임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들과 함께 1년에 2회 정기적인 산행과 동행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을 호흡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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