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서 카누·조정 훈련을…”

인천AG 메달 꿈꾸는 선수들 매일 미사리까지 ‘먼길’ 
중앙호수 등 사용 협조요청에… 인천경제청은 외면

“송도국제도시 호수나 유수지에서 카누·조정 훈련하게 해주세요.”

 

오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에서 메달을 노리는 인천지역 카누·조정 선수들이 훈련장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1일 인천시 체육회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송도국제도시 내 6공구 중앙호수(유수지)를 카누·조정 선수단(15개팀 96명) 훈련장으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제청은 “아직 공원조성계획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호수가 홍수조절을 위한 방재시설로 훈련장으로 부적합하고, 장비창고 등 부대시설을 설치 할 수 없다”며 사실상 불허했다.

 

앞서 체육회는 경제청 등에 송도 센트럴파크 내 호수를 훈련장으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매년 호수 관리비로 혈세가 투입되지만 별다른 활용도가 없는 상황이고, 되레 시민들이 선수단 훈련하는 것도 관람할 수 있어서 선수단 홍보와 관광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청은 일반 위락시설 임대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등 인천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외면하고 있다.

 

한 카누 선수는 “인천에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왜 도와주진 않고 못쓰게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카누·조정 선수단은 매일 왕복 2~3시간씩 걸리는 경기도 하남의 미사리 경기장까지 다니고 있지만 이마저도 서울시와 경기도 선수들이 몰려 포화상태고, 경인아라뱃길도 대형 화물선 등이 다니기 때문에 관련법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수심이 50㎝ 안팎의 송도국제도시 진입로 인근 물길(유수지)에서 훈련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통상 훈련을 위해선 수심 1~2.5m는 되어야 한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카누는 지난해 전국체전서 금메달 4개를 휩쓸어 종합2위를 하는 등 무려 84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조정도 전국 2~3위를 다투는 좋은 성적으로 내고 있다”며 “이들이 2014년 인천AG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훈련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청 관계자는 “군부대 등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훈련장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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