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 밖에서 문을 잠그는 ‘도르래’가 달려 있고, 박물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얼게미·도두미·떡가루체·깁체(체의 일종)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마을. 김포시 월곶면의 민간인통제구역에 위치한 용강리 마을 이야기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조유전)과 김포문화원(원장 강보희)이 지난 한해 동안 용강리 현지를 답사하고 마을의 현재와 과거를 기록한 책 ‘아흔아홉 골과 논에 이름이 있는 마을, 용강리’가 출간, 27일 오후 3시 김포시민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번 책 발간은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해 오고 있는 ‘경기도마을기록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이 사업은 ‘역사가 마을과 도시를 살린다’는 주제로 경기문화를 마을단위로 구분, 마을의 현재와 마을사람들의 살아 온 이야기를 가감 없이 기록하는 사업이다.
책에는 민간인통제구역내에 위치한 용강리의 지리적·환경적 특징과 분단의 역사가 살아 있는 전통문화와 공동체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책은 ‘지도로 돌아보는 마을구경’, ‘역사 속 용강리와 현재’, ‘마을을 이끌어 가는 모임들’, ‘마을의 생태환경’, ‘맨드라미 꽃을 보고 시간을 알던 시절’, ‘마을사람들의 기원(祈願)’, ‘생애의례’, ‘일상생활’, ‘여가생활’, ‘내 살아온 내력과 마을이야기’, ‘마을의 문화자원’ 등을 실고 있으며, 부록으로 사진이 수록됐다.
결혼한 새댁이 처음으로 한 ‘불 파마’를 한 모습을 보고 마을 할아버지가 ‘퉤퉤퉤’하고 침을 뱉었다는 이야기부터, 맨드라미가 핀 모양을 보고 시간을 가늠했다는 이야기까지 마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담겼다.
조유전 원장은 “이 책은 조사원들이 더운 여름에도 마을 주민들의 방 도배일을 돕기도 하고, 고추 따는 일을 돕고, 김장배추를 함께 갈무리하는 등 마을 주민들을 밀착 취재한 결과물”이라며 “마을문화를 기록하는 ‘경기도마을기록사업’이 경기문화를 발굴, 보존하고, 정이 흐르는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 비매품. 문의(031)231-8578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