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도] 정월대보름 “福맞이 가자”

 

정월대보름 또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로, 오기일(烏忌日) 또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올 대보름은 2월 6일로 설 못지않게 중요하게 지내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농경사회 우리 선조들에게 달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했고, 농사를 시작하는 첫 달이 가득차는 정월보름은 대명절로 한 해의 풍년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었다.

 

현대사회에서는 농경의 쇠퇴와 더불어 그 의미가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소망이 가득 담긴 대보름 풍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데우지 않은 청주로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고, 오곡밥이나 약식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또 ‘부스럼을 깬다’하여 온가족이 둘러앉아 밤이나 호두, 땅콩 등을 깨 먹으며 하루를 풍성하게 보낸다.

 

아침에 만나는 사람에게는 아침 인사 대신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 며 더위를 팔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풍습도 요즘같은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물론 우리 먹을거리나 전통놀이를 체험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바쁜 일상이지만,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정월대보름. 말려 두었던 나물로 겨울동안 없어진 아이들 입맛도 되살리고 다양한 민속체험으로 잊지 못할 겨울방학 추억을 만들어주자.

 

경기도내 곳곳에서 풍성한 정월 대보름맞이 행사들이 열린다.

용인 한국민속촌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용인 한국민속촌에서는 2월 4~6일 3일 동안 우리 민족의 신명과 정서를 느끼고 직접 체험할수 있는 ‘정월 대보름 특별 체험행사’가 열린다.

 

행사는 지신밝기, 달집 태우기 등 세시풍속 체험과 농악, 널뛰기 공연, 출타기 공연 등 전통 공연으로 꾸며진다. 또 오곡밥 먹기, 부럼깨기 등에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또 2월 29일까지 ‘겨울나기 민속체험’을 진행한다.

 

조상들의 지혜가 함축되어 있는 구들방에서 옛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온돌방 체험부터 한지를 이용해 방패연을 만들어 날려보고, 전통제기를 만들어 직접 차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직접 장작불 화덕에 고구마를 구워먹고, 덤으로 전통 얼음썰매와 팽이치기를 체험할 수 있으니 하루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문의 (031)288-0000

수원 재래시장 ‘지신밟기’

음력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만복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행사가 2월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원시 팔달문시장 등 전통 재래시장에서 펼쳐졌다.

 

지역 풍물패인 ‘풍물굿패 삶터’가 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수원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남문 로데오거리, 지동시장, 못골시장을 돌며 조상들의 지신밟기를 재현할 예정이다.

 

지신밟기에는 시민과 상인들도 대거 참여해 악한 기운을 몰아낼 것과 무병장수, 풍요 등을 기원한다.

 

지신밟기는 한 해의 두레 풍습 중 가장 첫 번째 행사로 음력 정월대보름에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땅을 맡은 신령인 지신을 달래고 복을 비는 민속놀이다.

 

‘풍물굿패 삶터(터장 이성호)’는 전통풍물의 정신을 잇기 위해 창단된 예술단체로 지난 1993년부터 19년째 수원에서 정월대보름 지신밟기를 진행하고 있다. 문의(031)238-4189

 

칠보산 달집축제도 가볼만

수원시 권선구는 2월 4일 대보름을 맞아 ‘제9회 칠보산 달집축제’를 연다.

 

금호동 호매실중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는 체험마당·공연마당과 함께 행사의 백미인 달집태우기가 진행된다.

 

참석자들은 오후 4시부터 가족과 함께 쥐불놀이 깡통 만들기·소원지 적기 등 만들기와 긴 줄넘기·연날리기·널뛰기·투호놀이 등의 전통놀이, 군고구마 만들기·떡메치기 등 전통음식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저녁 6시부터 시작되는 본 행사는 한 해의 모든 액을 막고 복을 비는 비나리와 전통 풍물판굿, 고사를 시작으로 달집태우기와 불넘기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장작·볏짚·솔가지·댓가지 등을 높이 쌓아 만든 달집이 훨훨 타오르는 동안 참석자들은 올 한해 각자가 이루고픈 소원을 빈다.

 

또한 자신의 나이만큼 넘으면 부스럼과 역병을 막는다는 불넘기를 할 수 있다. 문의 (031)228-6633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대보름 음식

온가족 오순도순…전통 맛보고 건강을 먹는다

 

오곡밥 : 오곡밥은 이름 그대로 쌀, 조, 수수, 팥,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지은 밥이다. 정월대보름의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하며, 대보름에 먹는다 해 ‘보름밥’이라고도 한다.

또한 정월대보름에 만들어 먹는 약밥에 들어가는 잣, 대추, 밤 등은 당시 서민들이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기 때문에 대신 오곡밥을 지어 먹게 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묵은 나물 : 호박, 가지, 박나물, 버섯, 콩나물, 고사리, 순무, 시래기 등 늦가을부터 묵혀 두었던 나물을 보름에 무쳐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 먹는 나물의 종류가 다른데 대개 강원도처럼 산이 많은 곳에서는 취나물을 말려 두었다가 먹으며,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는 모자반 같은 해초를 말려 두었다가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부럼 : ‘부럼깨기’는 정월대보름 이른 아침에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으로 날밤, 호두, 은행, 잣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이다.

 

치아가 부실하다면 부드러운 무를 대시해 쓰기도 한다. 부럼깨기에 이용되는 견과류를 골고루 마련하여 가족 구성원의 능력과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 대보름에는 주로 삶지 않은 날밤을 깨물어 먹는데, 살짝 말려 먹으면 당도가 더 높아진다.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이 풍부해 발육과 성장에 좋으며, 특히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

 

호두 : 호두에는 오메가3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주성분은 알파-리놀렌산이다. 또한 단백질, 비타민 B2, 비타민 B1 등이 풍부해 식용과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 자양강장제로 널리 알려진 잣은 맛이 고소한 반면 열량이 높은 식품이다.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며, 스테미너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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