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김진명 신작

96년 장편소설 ‘아버지’로 아버지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정현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팩션소설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진명이 각각 신작을 내놨다.

드라마 원작소설과 자기계발서, 정치 서적이 수주 간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식해온 가운데 한동안 주춤했던 장편소설의 인기가 되살아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맏이(김정현著/학고재刊)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의 초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소설 ‘아버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정현의 신작. 그간 ‘고향 사진관’, ‘아버지의 눈물’, ‘가족’ 등의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를 물어온 작가의 가족 연작 결정판이라 할법하다.

 

4남매의 맏이 ‘성도’는 소방설비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간다. 그러나 IT 기술로 만들어진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공장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진다. 다른 남매들에 비해 형편이 처지는 막냇동생에 대한 걱정까지 겹친다. 공장을 처분하고, 막내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결심을 밝히는 과정에서 공장 직원들이 농성에 돌입하고,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심장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성도는 자괴감에 빠진다.

 

작가는 책임감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다른 형제들까지 돌봐야 했던 맏이의 초상을 특유의 친숙하고 대중적인 문체로 그려냈다. 종전의 소설에서도 주제로 자리 잡았던, 파국 앞에서 발휘되는 가족애가 집약적으로 나타나 작가의 가치관을 충실하게 전달한다. 실제 맏이로서의 작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많이 녹아난 작품이다. 값 1만2천원

 

■신의 죽음(김진명著/새움刊)

김일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루면서 미국 CIA가 주목해 화제가 됐던 책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반미와 주체사상을 정권 유지 이념으로 삼았던 김일성은 “미군 2사단을 북한에 진주하도록 하면 어떻겠냐”는 말을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선상회담에서 한 뒤, 남북정상회담을 17일 앞두고 급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김진명은 실제 김일성의 죽음에 관계된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현무첩’이라는 보물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현무첩을 지키려 했던 김일성이 죽음을 맞고, 현무첩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음모, 현무첩에 담긴 문구의 의미 등을 둘러싸며 추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김일성 죽음의 진실이 베일을 벗는다.

 

‘북한 없이 남한은 평화로이 살 수 있는가’, ‘김정일 사후 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등을 김진명 특유의 문체로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북한이 남한보다 중국을 더 가까이 여기는 사실, 이에 따라 김정일 사망 이후 일어날 중국의 북한 흡수 가능성과 국제 정세에 대해 고민케 한다. 지난 2006년 출판한 것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사망하면서 새로이 개정해 펴냈다. 값 1만3천300원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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