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없는 인천Utd …北 토라진 이유 있었다

北측 불참기류 감지하고도 강행… Utd “향후 일정 잡아 경기 치를 것”

제2회 인천평화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 북한이 불참해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경기일보 1일자 1면)한 것과 관련, 인천 유나이티드가 남북전을 강행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등 미숙한 대회진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인천시와 인천 유나이티드에 따르면 대회참가를 위해 지난달 26일 중국에 도착한 북한 4·25 유소년팀은 나흘 후인 30일 주최 측인 유나이티드와 곤명축구협회에 일본과의 경기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측은 미수교 국가인 일본과는 경기할 수 없다는 게 거부 이유였다.

 

지난 1회 대회 때는 한국·북한·중국·태국 등 4개국이 대회를 치렀으나, 유나이티드가 태국의 축구 수준이 떨어진다며 2회 대회에는 태국 대신 일본을 참여시켰다.

 

북한이 대회 전 마지막 날 경기(예선 6경기) 상대인 일본을 걸고넘어짐에 따라 이미 주최 측은 북한의 대회 불참 기류를 충분히 감지했다.

 

이 때문에 주최 측은 애초 1일 개막식 이후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전(예선 3경기)을 하루 앞당겨 치르기로 하는 등 경기 일정을 바꾸며 대회를 강행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경기일정 변경 등에 대해 평양(북한 당국)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했고, 오히려 북한 측은 ‘최근 남측과 교류협력 중단을 선언한 당국의 방침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결국 대회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유나이티드가 북한과 충분한 조율 없이 태국을 빼고 일본을 참가시킨데다, 남북전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자 경기를 서두르다 오히려 북한이 대회를 불참하게 되는 등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든 셈이어서 대회진행이 미숙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나이티드 관계자는 “북한 축구팀은 계속 경기를 하려고 했으나, 북한 당국의 입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참하게 된 것”이라며 “우선 3개국 경기를 잘 마치고, 북한과는 향후 일정을 잡아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이날 송영길 시장이 대회가 열리는 쿤밍시 홍타스포츠센터에서 임승찬 북한 4·25 체육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으며, 임 부위원장에게서 오는 5월에 숭의아레나파크(숭의구장)에서 유나이티드와 성인 4·25팀과의 경기를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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