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 다산의 위민정신을 배우자

올해는 19세기 초 조선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이 탄생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다산은 유배생활의 시련 속에서도 실학을 집대성하고 정치 과학 예술 등 다방면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뜨거운 애민(愛民)정신과 비판정신으로 늘 역사와 백성을 생각한 진정한 통합적 인문주의자이자 실학자였다.

 

그는 지도자를 위해 ‘목민심서’를 남겼고, 경제 분야를 위해 ‘경세유표’를 남기는 등 다양한 집필활동을 했다.

 

오늘은 다산이 남긴 산문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이다. 유배를 갔던 정약용 선생이 아들과 제자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최근 도서출판 창비에서 책으로 엮었다. 다산의 편지는 과일, 채소, 약초를 재배하라는 말씀과 근검하게 살라는 따스한 삶의 방향이 아주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하나같이 아버지의 자상한 마음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는 절절한 글들이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편지를 읽다보면 지난 설 부모나 친지로부터 들었던 덕담을 떠올리게 된다. 부모의 마음을 기억하며 실천한다면더욱 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편은, 평소 필자가 다산 선생의 글 중 가장 마음에 담고 있는 ‘수오재기(守吾齋記)’이다. ‘수오재’라는 이름은 다산의 큰형님인 정약전이 자신의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를 지킨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은 내 마음은 어떤 자물쇠(빗장)로도 잠글 수 없으니, 마음을 다스려 자신을 지키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산은 ‘수오재’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다가 귀양 온 후에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본질적 자아를 지켜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부귀와 명예가 다가올 때 과연 나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케 하는 글이다.

 

이번 주말에는 다산의 정신이 서려 있는 수원 화성을 걸어 보자. 절기로는 대한이 지나 추위가 남아 있지만 그 쌀쌀함이 주는 상쾌함이 절정에 다다라 걷기에는 그만이다.

 

성곽을 거닐며 정조대왕의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생각해 보고, 다산 정약용의 백성을 사랑했던 마음도 떠올려 보자. 그 걸음이 나를 돌아보며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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