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선의 세계문화기행]
모차르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울려퍼지고 가톨릭 1천여년의 전통이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 고스란히 간직되어 온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로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도시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서쪽 300km 지점에 자리해 있다. 주위에는 빙하 시대에 형성된 날카로운 잿빛 산들과, 아름다운 호수들이 점점이 자리한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이름 그대로 선사시대 이래 암염(돌소금)의 산지로 명성이 자자했다. 주변의 수려한 경치와 더불어 무역과 교통의 요지로 번성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츠부르크의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해 준 것은 바로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가 이 곳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돼 널리 알려졌고, 이것이 걸작 영화로 개작, 상영됨으로써 온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잘츠부르크를 크게 3개 지역으로 구분하면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그리고 시 교외에 있는 잘츠카머구트로 나눈다. 세 지역은 서로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하나의 조화로운 잘츠부르크를 구성하고 있다.
신시가지에서 가장 볼만한 곳은 미라벨 궁전. 1690년 완성된 이곳은 분수, 화단, 석상 등이 잘 배치된 바로크식 정원이 특히 유명하다. 디트리히 대주교가 1606년 공사를 시작했으며 현재의 건물은 1818년 화재로 손상된 것을 다시 복원시킨 것이다. 궁전은 실내악 콘서트 무대나 결혼식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대리석으로 만든 천사의 계단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가의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를 때 나오는 바로 그 계단이다.
잘자흐강을 건너면 바로 구시가지다. 호엔잘츠부르크 성(城), 모차르트의 생가, 주교좌 성당, 분수대가 아름다운 레지덴츠 광장, 여름축제가 벌어지는 돔 광장 등이 있다. 구시가지 곳곳에선 1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여러 성들과 교회를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잘츠부르크 시의 상징적인 존재다. 로마 교황과 독일 황제의 서임권 싸움 때 대주교가 남부독일 제후의 공격에 대비해 건설한 것으로 묀히스베스크 언덕에 위치한 요새다.
헬부룬 궁전은 대주교가 연회를 위해 만들었던 ‘물의 정원’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잘츠부르크 최고의 결혼 피로연 장소로 인기가 높다.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모차르트 박물관은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악보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유품들이 1층에서 4층까지 진열돼 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매년 7월 하순에서 8월까지 50여일에 걸쳐 각국의 유명 음악인들이 참가하는 잘츠부르크 여름음악제가 펼쳐진다.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현재 세계의 모든 음악제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내용이 알찬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음악제 외에도 미라벨 궁전에서 열리는 실내악이나 첼로 독주 콘서트, 꼭두각시 극장에서 공연되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 피가로의 결혼, 호두까기 인형 등 잘츠부르크에서는 1년 내내 음악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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