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항

[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찬바람이 얼굴에 얼어 불던 날 겨울바다를 찾았다. 물위에 떠 있는 배들도 추위에 떨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온건 30년 전이었고 비포장도로였다. 허공엔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아가고 잘 포장된 도로는 넓게 펼쳐졌다. 이곳에서 경기 국제보트쇼가 매년 개최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선착장을 거니는 겨울 나그네의 시선위에 뜻하지 않은 파란 하늘이 냉면 발 같은 흰 구름을 휘저으며 저문다. 비린내마저 얼어붙은 혹독한 겨울 바다에 횟집을 찾았다.

 

정남에 은거하신 도인(?)을 알현하려 횟감을 골랐다. 싱싱한 우륵이 도마 위에서 퍼덕이다가 장렬히 순교한다.

 

함께할 후배들도 오늘밤은 거룩한 제물 앞에 승천의 축배를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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