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 등 수십억 ‘헛돈’
무리한 예산 조기집행 지적 市 “더 큰 손실 방지 불가피”
인천시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선수촌과 미디어촌 건립 변경과 루원시티 주 진입로 공사 등 준비 안된 행정으로 수십억 원의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4일 행정안전부와 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0년 1월 인천AG 관련 선수촌을 서구 연희·공촌동 48만 2천350㎡에 1만 3천 명 규모로, 미디어촌은 연희·가정동 31만 8천930㎡에 7천 명 규모로 각각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4월께 선수촌·미디어촌을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각 조사설계용역 및 통합영향평가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6·2 지방선거 이후 시장직 인수과정에서 서구지역 주택 공급 과다, 미분양 때 시 재정부담 가중, 보상비 3천158억 원 투입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에 나서면서 용역을 중단했다.
시는 이어 수차례 회의를 거쳐 같은해 11월께 선수촌·미디어촌을 남동구 구월 보금자리주택을 활용키로 결정, 모든 용역을 백지화했다.
이로 인해 총 용역비 31억 9천여만 원 중 이미 용역업체에 지급한 4억 3천388만 원을 낭비했다.
또 예산을 조기 집행하다 수십억 원을 날리기도 했다. 시는 지난 2010년 6월께 루원시티 주 진입로인 인천~부천 간 도로개설(2공구) 공사를 추진하면서 랜드마크 전시 효과와 친환경 시민 휴식공간을 마련한다며 22억 900만 원의 조경공사를 발주했다.
낙찰받은 업체가 한 달 뒤 공사 착공계를 제출했지만, 선행작업인 토목공사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3일 만에 공사를 전면 중지했다가 무려 15개월 뒤인 지난해 4월께 재개됐다.
그러나 공사 중단 기간 중 인근에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비탈면이 사라졌는데도 설계변경 등을 하지 않아 총 사업비 중 15억 원을 낭비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선수촌·미디어촌은 전반적인 계획을 재검토해 나온 결정으로, 더 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인천~부천 간 도로개설 사업은 초과된 사업비를 감액조치했으며, 앞으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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