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만나교회가 처음으로 탄생하게 된 배경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나의 아버지 김우영 목사님이 개척에 대한 꿈을 가지고 기도하면서부터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님이 갑자기 온 식구들을 불러 놓고는 개척에 대한 꿈이 있으니 함께 기도하자고 하셨다. 아버지의 개척 선언은 우리 가족에게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폭탄 선언이었다.
당시에 아버님이 계시던 왕십리 감리교회는 급성장하여 교회건축을 마친 상태였고, 규모면으로도 감리교회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교회로 성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국 개척하기로 결정하고 교회를 나간다고 하자, 사람들은 문제가 있어서 나가는 것 아니냐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다면 안정적인 교회를 포기하고 나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개척을 나간 후 우리는 갖은 고생을 해야 했다. 당장 들어갈 집이 없어서 나는 사둔 어른 댁에서 잠시지만 학교를 다녀야 했고, 교회도 상가 건물에서 시작하다가 그마나 쫓겨 나와서 허허 벌판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교회가 지금의 만나교회이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교회를 보면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축복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그 일을 통해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축복을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신학교 동기들과 함께 며칠을 지내게 되었다.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미국 감리교회에서 bishop이라는 위치를 가지고 있는 보기 드물게 성공한 한인 중에 한 분인 목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목사님의 삶에서 기쁨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에 선배 목사님은 아주 흥미로운 대답을 하셨다. “예! 저의 기쁨은 제 삶에서 예측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날 때입니다. 주님께서 저를 예상하지 않았던 길로 인도하실 때, 삶이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내가 계획한 일만 일어난다면 인생이 얼마나 지루하겠습니까?”
우리는 대부분 내가 예측한 대로 살아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예측한대로 살아야만 행복할까? 성경 창세기에는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 정착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많은 재산을 소유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유목민들에게 유용한 양을 많이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양이 늘어나면서 양을 치던 목자들 사이에서 물을 두고 분쟁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아브라함과 롯은 헤어지게 된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브라함의 인생이 불행해졌는가? 아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떠나보냈지만 아들 이삭을 얻게 되고, 척박한 가나안 땅에 남겨지게 되었지만 더 큰 부자가 된다. 내 예상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이루실 일에 대하여 가슴을 열고 멀리 동서남북을 바라보자.
아직은 광야이지만 그 곳은 무한한 가능성의 땅이다. 하나님께서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의 땅 말이다.
맥스 루케이도는 자신의 책 ‘위로’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묶는 것에 묶이지 않으신다.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도 그분을 곤란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것도 그분을 피곤하게 하지는 못한다. 교통 체증 때문에 곤란을 겪는 독수리가 있는가? 없다. 그 위로 날아오른다. 폭풍우에 동요하는 고래가 있는가? 없다. 그 밑으로 잠수해 들어간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훨씬 더 높이 날아 오르고, 훨씬 더 깊이 잠수해 들어가며, 훨씬 더 쉽게 세상 문제를 넘어설 수 있지 않으시겠는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하나님께는 가능하다.”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서 불안하고 걱정됩니까? 오히려 예측하지 못한 일들 때문에 더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크신 분이고, 더 능력 있는 분이고,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시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길 원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김 병 삼 분당 만나교회 주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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